유연창 베드로 신부
사회사목국장
신학생 때 창세기 청년 성서 연수를 갔습니다. 3박 4일 여정 안에서 많은 젊은이가 주님 사랑을 느끼며, 주님께 받은 사랑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고백하는 가운데 저는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참 좋은데 뭔가 모자란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러다 파견 미사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는 순간,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습니다. 나를 살리시는 주님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성체 안에 계신 주님께서 참으로 제게 오셨기에, 성체가 저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생명의 양식임을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일 말씀은 ‘우리를 잘 먹이시는 주님 사랑’을 선포합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 없이 술과 젖을 사라.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리라. 이는 다윗에게 베푼 나의 변치 않는 자애이다.”라는 주님 말씀을 선포합니다. 그날 먹을 양식을 마음 편히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굶주리지 않게 살리시는 주님 사랑을 선포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여자들과 아이들을 뺀 남자만 세어도 5천 명이나 되는 사람을 먹이십니다. 적어도 1만 명, 많으면 2만 명도 될 많은 사람이 굶주리지 않도록 저녁을 먹이십니다. 주님께서는 크신 사랑으로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먹을 것을 넉넉히 나누어 주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여전히 살기 쉽지는 않지만, 웬만하면 그날 먹을 양식까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빵과 물고기의 기적이 지금은 일어나지는 않지만, 우리는 예수님 덕분에 여전히 잘 살 수 있는 음식을 잘 먹고 있습니다. 미사를 드릴 때마다 받아 모시는 생명의 양식, 바로 ‘성체’입니다. 우리를 위한 사랑으로 성체 성사를 거행할 때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몸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십니다.
빵과 물고기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배고픈 이들의 몸에 생명을 주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은 미사를 드리며 성체를 모신 우리가 그리스도와 한 몸으로 일치를 이루게 하고, 우리가 주님 뜻대로 거룩하게 살아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내가 한 주를 거룩하게 살아가게 하고, 하루하루를 사람답게, 주님 닮은 사람답게 살아가게 만드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돈도 필요 없고, 미사만 드리면 모실 수 있는 생명의 양식을 주님께서는 변치 않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와서 먹으라고 하십니다. 삶이 힘들어 지치고, 주님 뜻대로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은 나를 사랑과 생명으로 채워 주시는 선물이 바로 이 미사에 있습니다. 잘 먹어야 잘 살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우리를 잘 먹이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주님 뜻대로 한 주를 잘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