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0호 2026년 10월 11일
가톨릭부산
[그리스어] βαπτισμα(밥티스마) : 세례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부총장


   ‘밥티스마’는 본래 무엇인가를 물에 깊이 담구어 씻는 것과 관련되는데, 신약성경에서는 이를 죄를 씻는 행위, 곧 ‘세례’라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사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심에도 세례를 받으십니다. 그것은 세례가 당신 사명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마르 10,35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 여기서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과 세례는 동일한 의미입니다. 곧, 당신이 마시는 잔이 십자가 죽음을 의미한다면(마르 14,36), 세례도 예수님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이 점은 많은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실 때 하늘이 갈라진 것처럼, 예수님께서 돌아가실 때 성전 휘장이 찢어집니다. 여기서 ‘갈라지다’, ‘찢어지다’라고 번역된 동사는 그리스말로 같은 동사, 곧 ‘스키조’입니다. 또한, 세례 때 하늘이 갈라지면서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성전 휘장이 찢어질 때 백인대장이 외친 소리가 서로 동일합니다. 바로,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례 때 성령이 ‘비둘기’모양으로 내려오는데, ‘비둘기’를 히브리말로 ‘요나’라고 그럽니다. 고래 뱃속에 사흘 들어갔다 나온 요나처럼 예수님도 사흘 만에 부활하실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세례는 예수님의 죽음을 미리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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