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2호 2026년 6월 21일
가톨릭부산
[히브리어&그리스어] 밋바르와 에레모스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부총장


  ‘밋바르’는 말씀을 뜻하는 ‘다바르’에서 온 단어로, ‘말씀이 있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는 ‘광야’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사실, 이스라엘은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을 거치면서, 또 다른 환경의 광야라 할 수 있는 바빌론 유배 생활을 거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곳은 배불리 먹고 마시던 이집트 땅도, 풍족하게 살던 가나안 땅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을 만난 장소는 광야였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고 가장 먼저 광야로 나가 40일간 유혹을 받으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자주 ‘외딴곳’에 가서 기도하시는데, 신약성경에서 ‘광야’와 ‘외딴곳’이라고 번역한 단어는 ‘에레모스’입니다. 같은 단어를 각기 달리 번역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보니 예수님께서는 중요한 일을 할 때마다 외딴곳, 곧 광야로 나가셨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광야는 유혹도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광야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진정으로 만나게 만들어주는 장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탈리아어 에레모(eremo)는 우리말로 ‘피정집’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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