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21호 2026년 4월 5일
가톨릭부산
[영어] Divine Fingerprint 하느님의 지문


임성근 판탈레온 신부

사목기획실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풍경 중에 제주도 주상절리가 있습니다. 뜨거운 용암이 급하게 식으면서 육각형 모양의 기둥이 생긴 해안 절벽입니다. 풍경을 바라 보고 있자니 뒤에서 한 젊은 부부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저걸 어떻게 만들었지? 자연이 만든 거다. 거짓말하지 마라. 저런 모양이 어떻게 저절로 생기니? 순간 고등학교 지구과학을 설명해 주고 싶은 유혹이 들었지만, 피정 중이라 침묵하다 돌아왔습니다. 

   ‘육각형 기둥이 형성되었다.’ 영어로 해보면 “Hexagonal pillars were formed.” 이렇게 수동태를 쓰면 주어가 생략됩니다. 이게 하느님 창조와 섭리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됩니다. ‘그래서 누가 했지?’는 믿음으로 깨닫는 겁니다. 수동태를 쓰면 하느님이 주어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신비롭게도 하느님의 업적이 드러납니다. 마치 하느님의 지문이 비밀리에 남은 듯합니다. 

   또한 이것이 복음에서 부활을 이해하는 키워드입니다. 돌이 치워져 있었다(removed), 한 곳에 개켜져 있었다(rolled up), 이런 표현을 신적 수동태라고 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어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신비롭게도 그분이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제자들은 그걸 보고 믿었다 합니다. 부활 성야에 세례 서약을 갱신하신 여러분의 영혼에도 하느님의 지문이 남아 있습니다. 그걸 인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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