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의 경제학 -“못 가진 이에게 나누어 주어라.”(루카 3,11)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1. 효용 재화의 가치를 효용이라는 단어로 바꿔 부르면 같은 재화라 할지라도 그 재화의 가치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달라진다. 별로 어렵지 않다. 빵 10개를 금방 먹은 이와 두 끼를 굶은 이에게 11번째의 빵은 전혀 다른 효용을 갖는다. 사막에서의 생수 한 병과 오아시스에서의 생수 한 병이 같은 값으로 팔리지 않는다.
나에게 있는 좋은 것이 다른 이에게로 이전되는 것은 효용의 증대를 가져온다. 나에게 있는 옷 두 벌은 간혹 짐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마저 못 가진 이에게는 옷 한 벌이 한 겨울에 큰 가치를 만들어 준다. 나에게 있을 때‘3’정도의 효용을 가졌던 옷이 - 효용은 재화의 양에 반비례한다 - 누군가에게 건너 가서‘8’정도의 효용을 만들어 낸다면 이 사회는‘5’정도의 효용만큼 부자가 된 것이다.
2. 부가가치 돈이란 흘러다녀야 한다. 그래야 부가가치가 생긴다. 그것도 낮은 곳으로 흘러가면 더 많은 부가가치가 생긴다. 더 여러 번 회전하기 때문이다. 세리에게로 흘러들어 간 돈은 좀처럼 회전이 되지 않는다. 자본의 속성상 더 많은 자본의 축적 만이 생길 뿐이다. 생활에 쪼들린 사람에게 준 돈은 당장 식료품 가게로 흘러가고, 식료품 가게 주인은 옆집 가스집에서 가스를 배달시키고 가스집 주인은 오늘 저녁 치킨을 시킬 것이다. 몇 단계에 걸쳐 부가가치가 생겨나는 것이다.
3. 시장 ‘못 가진 이’들이 너무 못 가지게 되어서 소비 여력이 사라져버리면‘많이 가진 이’들이 만든 상품을 소비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이다.
자선은 선량한 마음이 하는 영적인 행위이다. 이 복음적 행위는 사회의 토대가 유실되지 않도록 대지를 껴안는 잔디와 같은 작용을 한다. 가난한 이를 돌보는 것은 결국 나를 지키는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