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4호 2017년 7월 23일
가톨릭부산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제법 긴 가뭄에 이은 마른장마를 숨 가쁘게 통과하고 있습니다. 사경을 헤맬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 집중치료가 필요한 중환자실에서 벗어나긴 약간 이른 긴장감이 농촌의 들녘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불행한 일이 터지고 보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어쩌면 지금이 그런 때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해결책을 굳이 먼 곳에서 찾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숲이 사라지면 바다도 죽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숲도 바다도 서로 별개의 공간이 아니라 한쪽이 내쉰 숨을 다른 쪽이 들이마시며 공생하는 관계라는 말입니다. 그런즉 우리는 결국 자신이 지금 머무는 곳에서 제일 먼저 손에 잡히는 일, 당장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다만 나에게 맡겨진 그 일이 생명의 사슬로 온전히 이어져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위의 숲과 바다의 관계에 대한 예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지구라는 보금자리에서 우리가 살아갈 힘을 주는 가장 기본적인 자연의 선물은 공기, 더 구체적으로는 산소입니다.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가게 도와주는 그 산소의 70%는 저 푸르른 숲이 아니라 그 숲과 육지에서 보내준 영양소를 이용하여 얕은 바다에서 광합성을 하는 바다식물에게서 비롯됩니다. 곧 바다가 없으면 우리는 숨을 쉴 수 없고, 또 그렇게 숲이 없다면 우리는 그 바다를 살릴 재간이 없습니다. 무엇이 우선이겠습니까? 순서를 매기는 행동이 바로 그 문제를 일으킨 첫 번째 원인인지도 모릅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뭔가 특별한 방법으로 환경을 살리는 일을 기획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반대로“주님, 저는 아니겠지요?”(마태 26, 22)라고 하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핑계를 대며 물러나서도 안 됩니다. 이 짜증스런 더위를 이기는 것도, 나날이 파괴되어 가는 환경을 살리는 것도 생명의 그물망 안에서 움직이는 우리의 한 걸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환경과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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