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2호 2016년 7월 24일
가톨릭부산
더불어 생명

더불어 생명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정지용 시인의 시,‘향수(鄕愁)’ 1연의 한 구절입니다. 해설피, 곧 해가 질 무렵 저녁놀에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큰 소가 긴 울음을 우는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겨, 참으로 농촌을 사랑하게 만드는 시입니다. 농사일의 시작과 마찬가지인 논과 밭의 흙을 갈아엎는 일에 한몫을 하는 소가 젖소마냥 얼룩덜룩하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일제가 192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소를 누런색으로 통일시키고, 1970년대 한우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한우 개량 사업이라는 걸 펼치면서 누런색 소만 남았지만 그전까지는 소의 색깔이 다양했다는 증거입니다. 물론 이 시의 얼룩백이 황소는 충청도의 칡소로 그 명맥을 간신히 잇고 있지만 다양한 소는 어느새 소리소문없이 다 사라지고 만 것입니다. 어차피 인간에 기대어 살게 된 짐승이라도 그 다양성을 파괴하는 것은 결코 건강한 일일 수는 없습니다. 한 가지 작물이 똑같은 색깔과 모습으로 광활한 들판,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가득 채우는 것이 능사만은 아닙니다.‘대파 옆의 토마토’처럼 함께 어울릴 때, 대파 특유의 냄새로 토마토에 꼬이는 벌레를 막아주고, 뿌리를 깊게 내리는 토마토와 뿌리를 얕게 내리는 대파가 서로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주고받으며, 지주를 세워 곧게 위로 자라는 토마토 곁에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키 작은 대파가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외‘고추와 들깨’,‘참깨와 호박’처럼 서로의 존재만으로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생명의 원리는 우리를 나 아닌 다른 이와의 관계 속에서 더 건강하게 살아가게 해줍니다. 이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하느님 나라는 개인 간의 관계에 대한 고도의 심리적인 진단을 거치지 않고서도 때론 이처럼 농촌에서 펼쳐지는 창조의 신비 앞에서 그 빛을 발할 수 있음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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