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21호 2015년 3월 29일
가톨릭부산
새벽형 인간

새벽형 인간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새벽형 인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일찌감치 시작하여 성실하게 일을 해내고 그에 따른 더 큰 성과를 낼 소지가 다분한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새벽형 인간의 가장 확실한 모범은 다름 아닌 농부일 겁니다. 농부는 천지가 잠든 시간에 일어나 아침을 열며 창조된 피조물의 생명살이를 쓰다듬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농부가 무슨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농부는 농작물이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이상 어떠한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억지로 고집을 피운다고 농부가 대신 열매를 맺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거름을 주고, 대를 세워 지친 몸을 지탱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방울토마토를 수박으로, 고추를 가지로 키우기 위한 욕심 때문이 아닙니다. 자기 본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농부의 새벽일일 뿐입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일어나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한다고 해서 다 새벽형 인간일 수는 없습니다.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생명이 아니라 죽음의 문화를 퍼뜨릴 일에 골몰하고,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데 온 힘을 쏟는다면 그런 사람은 제발 푹 자고 느지막하게 일어나는 것이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어쩌면 엉성한 생각과 남과 비교하여 앞선 결과물을 내고자 하는 욕망, 일단 돈이 되는 것이라면 저질러보고 만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이의 생산력은 이 자연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는 죽음의 손길입니다. 오늘, 우리 각자는 농부의 그 마음과 태도, 이른 새벽을 여는 발걸음이 생명을 살리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세상은 우리의 장난감도 아니고 실험장도 아닙니다. 준비되지 않은 거친 생각과 욕망이라면 가던 길을 멈추고 게으른 시간 속에서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새벽을 무엇으로 열어야 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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