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2호 2020년 4월 12일
가톨릭부산
‘앙리앙리’ -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기적

앙리앙리’ -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기적

 

이미영 체칠리아 / 가톨릭영화제 프로그래머 cecil-e@hanmail.net

 

빛과 그림자는 동행하는 친구이다. 빛은 어둠을 포용한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찬란할 수 있다. 빛과 어둠이 함께하듯이 자연 안에서 서로 어우러져야 한다.
 

영화는 빛과 어둠의 조우이다. 부모를 잃고 수녀원에서 자란 앙리는 아이처럼 순수하다.
 

사람들에게 빛을 가져다주는 사람’ ‘길을 잃으면 주님의 신호를 따라가라!’는 수녀님의 말씀은 앙리를 그렇게 만든다. 믿는 대로 된다는 신념은 희망이고 기쁨이다. 수녀원이 매각되고 그는 조명가게에 취직한다. 앙리는 눈이 안 보이는 영화관 매표원 헬렌에게 첫눈에 반한다. 조명가게 동료인 모리스 그리고 성공한 피클 사업가 비노와 만난다.
 

앙리와 헬렌이 내려다본 도시의 불빛은 별처럼 반짝인다. 앙리는 헬렌에게 집마다 켜진 불빛의 행진을 하나둘 들려준다. 그녀의 마음에 불이 켜지고 얼굴에 꽃이 핀다. 누군가의 어둠에 불빛을 건넨다. 부활이다.
 

앙리는 헬렌에게 시력을 찾게 해줄 거라는 믿음으로 잃어버린 것을 찾아 주는 수호성인 안토니오 성상을 선물한다.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앙리가 깜깜한 그녀의 집을 환한 불빛으로 채우면서 헬렌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연다. 모자라다는 듯이 앙리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그를 통해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다. 헬렌도 시력을 찾는다. 사랑의 불빛이 이뤄낸 힘이다.

상상하는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고, 예기치 않은 일로 힘겨운 이 시기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감독은 앙리를 만나는 그 순간만이라도 잃어버린 순수했던 그 시간을 떠올려보라고 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그래야 일상에서 만나는 작은 기적에 감사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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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