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2호 2019년 3월 3일
가톨릭부산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와서 아침을 먹어라.”(요한 21,12)
 

박효진 그레고리오 신부 / 일본 히로시마교구 선교사제 · 호후성당 주임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서, 우리들은 다른 식구를 기다립니다. 다툼이나 갈등이 있어서 함께 먹기를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다독입니다. 함께 먹자고 달랩니다. 함께 먹기 위해서 용서를 청하기도 하고, 함께 먹기 위해서 참아 주기도 합니다. 평화와 배려가 없다면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겠지만, 억지로라도 함께 먹고자 함으로써 얻게 되는 것들도 참 많지요.

   “와서 아침을 먹어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상을 차려주시고, 우리들을 용서해주시고 달래주시고 기다려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일본에서 이 말을 했더니 할아버지 한 분이 “우리 일본사람들은 자기 배에 들어가는 음식은 자기 손으로 마련합니다.”라고 하더군요. 일본에서는 ‘와리깡(더치페이)’이 일상이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자기가 먹고 싶을 때에 혼자서 먹는 이들이 많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불편한 사람과 하나의 식탁에 둘러앉을 기회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가 될 때도 있지만, 화해와 친교라는 은총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지요.

   일본 성당에서 선교 활동을 하면서 가정의 불화로 고민 중인 신자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때마다 묻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시는지요?”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기다려주고 달래주고 용서를 청하면서 식사를 함께 하도록 노력해보자’고 말하지요. 식탁에 불러 모아 주시는 예수님께 용기를 청하면서요. ‘일본사람에게는 힘든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당신은 더 이상 일본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말해주지요.   

   일본에 선교사로 파견받은 지 햇수로 6년이 되었습니다. 이제서야 한 사제를 사제로서 받아들여 주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종종 신자들에게 이러한 말을 듣습니다.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가혹하고 버겁지만, 왠지 너무 기쁘고 즐겁습니다.” 교회의 가르침을 모르고 지냈지만, 교회 안에서 길러지고 인도받는 그 은혜로움을 알게 된 신자들. 그들의 진심 어린 인사와 드러나 보이는 변화가 타국에서 선교 활동 중인 사제에게는 더없이 큰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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