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6호 2018년 7월 8일
가톨릭부산
기적을 믿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기적을 믿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박옥위 데레사 / 정관성당 시조시인 poempak@hanmail.net
 

   풀잎의 이슬이 영롱한 아침. 보랏빛 제비꽃이 길가에 피어있다. 바람이 싱그럽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르 6,4)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고향에서 병자 몇 명을 고쳐주셨을 뿐 기적은 행하지 못하셨다고 한다. 늘 함께하던 사람(?)이 어느 날 예언자가 되었으니 믿지 못하는 까닭이었을 게다. ‘등잔 밑이 어둡다’ 란 속담처럼 가까운 곳의 보석은 보지 못하고 먼 하늘의 별을 찾는 까닭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첫 기적을 믿고 있다. 가나 잔치의 포도주! 예수님이 하신 기적은 첫 기적부터 부지기수가 아닐까! 기적을 체험하는 일은 행복하다.

   빙상에 미끄러져 엉치뼈를 다쳤는데 병원에서 치료를 해도 낫지 않았다. 언젠가 인도 신부님이 남천성당에서 치유의 은사를 이룬 적이 있었을 때 나는 신기하게도 그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도 신부님의 말은 몰라도 동시통역하는 수녀님의 우렁찬 말 한마디! “여러분! 여러분은 자기 아픔을 생각하고 뿐만 아니라, 부모나 형제, 친지와 친구의 아픔도 생각하세요!” 갑자기 좌석에 앉을 수도 일어날 수도 없이 쩔쩔매는 순간, 미세한 공기방울이 쏘옥 엉치뼈 속에 들어갔나 싶었는데 아픔은 금세 멎고 지극한 평화가 마음속에 차올랐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한순간에 싹 사라진 아픔! 감사했다. 주님이 아니시면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친구의 언니는 가슴에 암 덩어리를 안고도 감사함과 기쁨을 봉헌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불가사의한 그것, 기적! 처음 성령세미나에 참여했을 때 나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영가를 들었다. ‘주님 은총 받으셨네요!’ 하는 데레사 어른의 말을 듣긴 했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런 것이다. 세상에 기적은 많이 일어나지만 잡다한 생각과 욕심과 삶의 무게에 눌려 우리는 모르고 지낸다. 하느님께서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시어 인간구원을 하신다면 수많은 기적을 행하실 수밖에 없지 않을까. 험한 세상을 헤매는 인간을 위해 ‘사랑한다, 아들아!’ 부르시며 함께 하고자 하시는 것이다. 소박한 믿음은 기쁘다. 비록 바라볼 수는 없어도 그분이 항상 동행하신다는 믿음, 그 믿음은 힘이 된다. ‘기적을 믿지 않은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니 참 유감입니다, 기적을 믿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어느 외국 종교학자가 고민 끝에 한 말이다.
 

  길가에 꽃이 폈다 보랏빛 제비꽃 저절로 피었지만 저절로 피었는가 방그레 웃는 꽃송이 나도 따라 웃는다. - ‘ 길가에 핀 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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