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47호 2026년 9월 25일
가톨릭부산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트란 쿡 퐁 (TRAN QUOC PHONG) 요셉 신부

노동사목 부산본부 베트남공동체 전담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2025년 10월 4일에 발표된 당신의 첫 권고 「내가 너를 사랑하였다」(Dilexit Te)에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주민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초대하십니다. 동시에 이주민에 대한 교회의 사명을 상기시키시고 다음과 같이 강조하십니다. “한 어머니처럼, 교회는 여정 중인 사람들과 동반합니다.”(75항)


   교회는 본질적으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하늘 나라로 걸어가고 있는 여정 중에 있습니다. 교회의 전통에 따라, 그리고 교회의 사명에 있어서, 교회는 이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이주민과 함께 해왔고, 함께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함께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이주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불가피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에 한국교회는 2008년 주교회의 산하 국내이주사목위원회를 설립하고, 고국을 떠나 한국으로 이주한 이주민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부산교구 노동사목은 1989년 가톨릭노동상담소를 설립하였고, 1993년부터 이주노동자를 위해 외국어 미사와 노동 상담, 의료지원을 하는 등 이주민을 위해 일찍부터 노력해왔습니다. 부산교구 내 사상성당, 웅상성당, 무거성당, 김해성당, 양산성당, 복산성당을 비롯한 본당 공동체들, 그리고 많은 교구민들께서 이주민에 대한 사목적 배려와 봉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노력을 이어 오고 계십니다. 


   한편,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제100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2013.8.5.) 안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님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부산교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주민들은 다른 교구민이 아니라 부산교구민입니다. 그리고 지금 온 교회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정신을 현실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 시노드의 핵심 정신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함께”입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이주민이 생겨나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특히 부산교구는 이주민들에게 많은 관심과 배려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같은 하느님의 자녀이자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아가는 사람으로서, 하늘 나라로 나아가는 여정에 함께 있는 여행자로서, 그리고 특히 같은 부산교구민으로서, 더 이상 ‘이주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주민과 더불어’살아가는 방향으로 마음을 전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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