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8호 2026년 8월 2일
가톨릭부산
우리집에 머무시는 예수님


김아롱 요셉피나

남천성당


   저는 2015년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두려움 때문에 적극적인 봉사는 하지 못했고, 미사 중심의 신앙생활을 이어 왔습니다. 그래서 교회와 공동체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족한 신앙인입니다.


   처음 WYD라는 프로그램을 들었을 때, 나이가 들어서 세례를 받아 경험해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홈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비록 순례자로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순례자를 맞이하는 일에는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저는 항상 나를 향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제가 그 뜻대로 살고 있는지 고민합니다. 그런데 이번 홈스테이만큼은 확실히  주님의 뜻으로 느껴졌습니다. 손님을 집으로 맞이하고, 자리를 내어드리고, 식사를 대접하는 일인데, 심지어 그 손님은 너무나도 분명히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순례자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에게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어렵게 허락을 받았고, 혹시라도 마음이 바뀔까 걱정되어 서둘러 신청했습니다. 미사 전에 WYD를 위한 기도를 할 때마다 두근거렸습니다. 하느님께서 어떤 분을 보내주실까, 어쩌면 미래의 수도자나 사제, 나아가 미래의 교황님이 오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대림 시기에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이 뜻밖의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혹시 범죄자나 이상한 사람이 오면 어떡해?”저는 담담히 대답했습니다. “어떤 분이 오시든, 그래서 우리집에 어떤 시련과 고난이 생기든, 하느님께서 보내주시는 분이라면 성모님과 예수님께서 결국은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더 큰 선으로 이끌어 주실 거야. 엄마는 하느님을 신뢰해.” 처음에는 시큰둥하고 불만스러웠던 가족들이 이제는 제가 걱정할 때마다 오히려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일이라고는 신청서 한 장 쓴 것 뿐이지만, 이미 하느님께서 성령과 함께 저와 우리 가족 안에서 계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예수님께서 자캐오에게 “오늘 나는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자캐오가 얼마나 기뻤을까 부러웠습니다. 또 베들레헴 여관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성모님과 요셉 성인을 생각하면, 그 자리에 제가 있었다면 제 집을 기꺼이 내어 드렸을 텐데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일이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보내주신 순례자가 우리집 문을 두드리는 것만 같습니다. 주님의 뜻을 알아듣지 못해 늘 고민하는 제게, 이번 홈스테이는 ‘하느님께서 분명히 바라시고 기뻐하실 일’이라고 확신이 드는 참 드문 선택 중 하나입니다.


   모자란 것은 성령님께서 채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교구의 더 많은 가정 안에서 예수님이 머무시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성모님께서 함께 기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 모든 것을 예수님께 의탁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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