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2호 2026년 10월 25일
가톨릭부산
사랑의 우선 순위


이원용 빅토리노 신부

청소년사목국장


   사랑의 원천이며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께서 오늘 사랑의 계명에 대해서 알려주십니다. 모든 계명 중에서도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입니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도 둘째가는 중요한 계명이지만 그보다 더 우선하고 중요한 계명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임을 알려주십니다. 


   한 영성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내게 가장 귀한 사람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것을 배웠을 때, 비로소 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을 지금보다 더 잘 사랑할 수 있다. 하느님을 향한 내 사랑이 감해지거나, 하느님 대신에 가장 귀한 사람을 사랑할 때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될 것이다. 첫 번째 것이 제 자리에 있을 때 두 번째 것은 억압받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는 것임을.”


   하느님을 첫 번째 자리에 두는 것, 심지어 내게 가장 귀한 사람보다, 내게 가장 긴급하고 중요한 일보다 하느님을 더 먼저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귀한 사람을 더욱 사랑할 수 있고 긴급하고 중요한 일도 더욱 잘 해낼 수 있다는 진리를 예수님께서는 알려주십니다.


   하느님을 먼저 사랑하지 않으면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두 번째 계명도 제대로 실천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이방인과 과부, 고아 등 가난한 이들을 억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는 주님의 말씀을 전해줍니다. 가난한 이에게 돈을 꾸어줄 때도 그에게 채권자처럼 행세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가난한 이를 물리적으로 도와줄 수는 있지만, 그 마음 안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우월감이나 자기만족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 모든 것을 이 마음 다음에 둘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학생 시절에 읽었던 이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3등입니다. 1등은 내가 하고 싶은 일, 2등은 내가 해야 하는 일, 3등은 하느님을 만나는 일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해야 하는 일도 다 마치고, 그 후에 여유가 있으면 하느님을 만나줍니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도 하느님은 3등입니다. 내 힘으로 한번 해 보고, 그래서 안되면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그나마도 안 될 때 하느님을 부릅니다. 거리에서도 하느님은 3등입니다. 내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나 자신, 그다음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그다음에야 저 멀리 하늘에 계신 하느님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나는 1등입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부르기만 하면 도와주십니다. 내가 괴로워할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십니다. 아무도 내 곁에 없다고 생각될 때는 홀로 내 곁에 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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