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7호 2026년 7월 26일
가톨릭부산
하루 10분, 내 영혼의 닻을 내리는 시간


이광우 토마스 신부

모라성요한성당 주임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저마다 마음에 품은 보물이 하나씩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눈에 보일 수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그 순간과 장소가 바로 하느님 나라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한 일꾼은 밭에서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자, 기뻐하며 돌아가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샀습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움켜쥐고 모으라고 유혹하지만, 하늘 나라의 보물은 오히려 아집과 편견, 이기심을 처분하고 내어놓을 때 비로소 주어집니다. 가장 값진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놓는 결단, 그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바다에 던져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그물에도 비유하십니다. 그물 안에는 좋은 고기도 있고, 쓸모없는 고기도 함께 뒤섞여 있습니다. 이는 바로 현실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주일 미사에 참례한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안전한 그물 안에 있다.’며 자족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물 안에 있다고 해서 구원이 완전히 보장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좋은 것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리는 심판의 주권은 오직 하느님께만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느님 나라라는 참된 보물은 이미 우리 마음의 밭에 숨겨져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마음속 상처와 두려움이라는 바위에 가로막혀 신세 한탄을 하거나, 이런저런 신심에 기웃거리는 영성 쇼핑을 하느라 눈앞의 보물을 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 이어 나오는 나자렛 사람들처럼 자만하지 않고, 우리는 언제나 매일 삶의 자리에서 마음의 밭을 깊이 갈아야 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세상 유혹과 시련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루 중 단 10분 만이라도 온전히 침묵 속에 머물며 주님을 바라보는 성체 조배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내 영혼의 닻을 깊이 내릴 때, 비로소 주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숨결을 맞아 영혼의 돛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온전히 자신을 내어드린 이냐시오 성인의 기도처럼, 나의 모든 자유와 의지를 주님 뜻에 맡겨드릴 때 우리의 보물은 날로 늘어날 것입니다.


   이 미사 중에도 하느님 나라를 위해 무엇을 내어놓아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심판하시기보다 구원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자비에 의탁하며, 심판은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드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용서와 자비를 베푸는 좋은 고기가 되기를 함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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