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1호 2016년 2월 28일
가톨릭부산
포도 재배인의 마음

포도 재배인의 마음

강지원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 밀양성당 주임

  흔히들 사순 시기는 은총 가득한 시기라고들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에서“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5, 20)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거룩한 성야에“참으로 필요했네, 아담이 지은 죄, 그리스도의 죽음이 씻은 죄. 오, 복된 탓이여! 너로써 위대한 구세주를 얻게 되었도다.”하고 장엄하게 노래합니다. 이는 아담의 죄 때문에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셨고 하느님의 사랑이 구체적으로 드러남으로써 죄인이 회개하여 다시 주님의 은총 속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빛과 어둠은 언제나 우리 안에 함께 있습니다. 빛이 없는 그곳이 바로 어둠이니까요! 내 마음에서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어진 만큼 그리고 아픔을 함께하고 나누지 못하는 이기적인 그 마음만큼 나는 어두워진 것입니다. 그 빛과 어둠의 언저리에서 우리는 늘 혼란스러워하고 갈등하며 이기적인 유혹에 쉽게 빠집니다. 이렇듯 인간은 어리석고 나약하고 부족한 존재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주님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우리를 이해해주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회개하여 다시 당신께 돌아오기를 기다려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포도 재배인의 마음, 열매 맺지 못하는 포도나무를 베지 말고 한 해만 더 기다려 달라고 청하는 그 마음이 바로 자비하신 주님의 사랑 가득한 마음입니다. 죄인이 회개할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것이 주님의 사랑입니다. 비록 우리가 죄를 짓더라도 하느님 앞에서“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1요한 2, 1)이 바로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자기 회의(self-doubt)와 죄책감을 떨쳐 내고 다시 하느님 아버지 품으로 되돌아갈 용기를 내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진정으로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죄짓지 않는 것이지만, 설령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하여 다시 당신 품으로 돌아오는 것을 더 바라십니다. 우리의 어리석음과 부족함을 아시고 기다려주는 주님이 계시기에 우리들은 회개의 열매를 맺을 기회가 다시 주어진 행복한 포도나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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