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53호 2017년 9월 24일
가톨릭부산
가장 많이 피는 꽃

가장 많이 피는 꽃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숨 막히는 아스팔트 거리를 거닐면서도 가끔 숨통을 트는 것은 어느 집 화단에 심어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무엇보다 꽃 한 송이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꽃 한 송이에 단단히 굳어버린 마음이 풀리고, 악다구니를 쓰다가 부르르 떨며 움켜쥔 그 주먹을 펴게 됩니다.
  이처럼 자연은 단순히 조경업자가 건물을 돋보이기 위해 재료로 여기저기 갖다 꽂아놓은 장식품이 아닙니다. 이처럼 인간의 심미적 욕구를 채워주는 꽃 중 가장 많이 피는 꽃은 무슨 꽃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벼꽃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쌀수확량은 419만7000 톤이고, 그 재배면적은 77만873 헥타르였습니다. 쉽게 말해 부산 면적의 약 10배의 땅에 빠짐없이 벼를 심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거기서 핀 벼꽃의 양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벼꽃은 길어야 겨우 1시간만 피고 집니다. 그리고 이 벼꽃은 자신을 화려하게 꾸밀 꽃잎도 꽃받침대도 없습니다. 벌과 나비를 불러들일 꿀도 없습니다. 그저 나중에 왕겨가 되는 껍질 사이로 수술이 톡 튀어나와 그 안쪽에 숨겨진 암술에 바람에 흔들려 꽃가루를 얹어주고선 꽃은 집니다. 꽃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쓰지 않고 무더운 7월 말 8월 초에 그렇게 잠시 피었다 지면서 가능한 한 대부분 에너지를 열매에게 양보하는 이 벼꽃은 그래서 초라하지만 가장 고귀한 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쌀알 하나에 벼꽃 한 송이이니 우리는 하루 세 번 한 무더기의 꽃다발을 먹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이즈음 그래서 우리 자신에게 한 번 물어봐야겠습니다. 과연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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