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27호 2017년 3월 26일
가톨릭부산
안식 없는 사회

안식 없는 사회

 

우리농 본부(051-464-8495) woori-pusan@hanmail.net

 

  성실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오든 상관없이 주어진 일에 매몰되어 판단을 정지하고 그저 딱 오늘 하루만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그러나 악한 세대라고 비판하기엔 안쓰럽고, 어리석은 세대라고 부르기엔 너무 영악합니다. 그저 한 마디로 피곤한 세대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거니와“너의 모든 집짐승과 네 동네에 사는 이방인은 어떤 일도 해서는 안 된다.”(신명 5, 14)는 안식일에도 일은 쓰나미처럼 우리를 덮치고 맙니다. 그런 면에서 이 사순 시기,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촌의 들판을 바라봅니다. 이미 3월에 들어서면서부터 온 들녘은 논밭을 가느라(경운, 耕耘) 여념이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마태 10, 26)라고 하셨던가요? 농부가 땅을 가는 것은 땅속 깊이 숨을 불어넣어 주고, 흙을 곱게 갈아 식물의 뿌리가 잘 뻗어가게 하며, 흙을 갈아엎어 햇빛으로 나쁜 균을 소독하려는 것입니다. 곧 땅의 속살을 드러내고 그 안을 꼼꼼히 살피게 되는 것입니다. 좋은 작물은 좋은 흙에서 나기 마련이기에, 먼저 좋은 땅 만들기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도 우리 마음의 속살을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일에 매몰되어 놓쳐버린 마음 사정을 살피는 것이 가장 절박합니다. 이 계절, 농부가 서둘러 작물을 심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기보다 온유한 사람이 차지하게 된다는 그 땅(마태 5, 5 참조)에 애정을 쏟는 이유를 가늠해보았으면 합니다. 누군들 불행하거나 정신없이 살기를 원하겠느냐만서도 이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넓게 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너희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땅의 모든 들짐승과 내 계약을 세운다.”(창세 9, 10)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안식을 누린다는 것은 나의 속사정을 살펴 나를 넘어선 모든 피조물의 관계를 정립하게 하는 첫 작업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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