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0호 2016년 11월 27일
가톨릭부산
생명의 시작

생명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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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 깊어 겨울을 코앞에 둔 농부의 밭은 빈틈이 없습니다. 으레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 동안 자라 가을에 수확하고 나면 한 해 농사가 끝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서리가 내리고 땅이 얼어가는 이때에도 풍성한 생명의 기운이 온 들판에 가득합니다. 콩도 깨도 타작한 지 한참이지만 어느새 마늘도 양파도 자라고, 김장용 배추가 그 속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그 배추 중 일부는 그대로 혹한의 겨울을 나고 봄의 식탁을 장식하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달고 사각거리며 씹히는 맛이 좋아 봄에 입맛을 돋우는 겉절이나 쌈으로 즐겨 먹을‘봄동’이 되어 겨울 들판을 채우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논에는 밀과 보리 씨가 흩뿌려져 새싹이 돋아 내년 5월 황금빛 물결을 이루기 위해 뿌리를 깊이 내리고 커 갑니다. 이처럼 어떤 불리한 조건도 쉴 새 없이 솟아오르는 생명의 기운을 억누를 수 없습니다. 이 들판에서는 죽음마저도 새로운 생명을 위한 향긋한 거름이 되기에, 따로 분리수거되어 들판에서 거두어들여 폐기장으로 옮겨져야 할 쓰레기조차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들판을 바라만 보더라도 죽음을 넘어선 부활과 생명의 창조주 하느님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을 창조하시어 보살피실 뿐만 아니라, 이 너른 들판도“땅의 안식년”(레위 25, 5)으로 기름지게 하시고, 때론 악한 이를 내치고 선한 이를 선별하시는 노아의 홍수 때조차 짐승만큼은 졍결한 짐승, 부정한 짐승 가리지 않고 승선 티켓을 발부하신 것(창세 7, 2 참조)처럼 넉넉한 자비를 지금도 온 생명에게 보여주십니다. 그러기에 이 추운 계절에 전례력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대림을 맞는 것도 또 한편으로는 자연스럽습니다. 생명은 그렇게 이 계절에도 새롭게 시작합니다.

환경과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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