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75호 2016년 3월 27일
가톨릭부산
물오름달 부활 단상

물오름달 부활 단상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달인‘시샘달(2월)’을 보내고, 뫼와 들에 물이 오르는‘물오름달(3월)’ 입니다. 이즈음 들녘은 겨우내 굳은 땅을 고르는 경운기 소리며, 본격적인 농사를 앞두고 땅심을 돋우기 위해 퇴비를 나르는 농부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들썩입니다. 또한 그 바쁜 와중에도 어린싹을 밀어 올린 향긋한 봄나물을 찾아 제방을 거닐며 취나물이며 머위(혹은‘머구’)며 쑥을 캐는 손놀림도 흥겹기만 합니다. 부지런하지 않고서야 버텨낼 재간이 없는 농촌 살림이지만 이곳은 사람을 그 가진 재능이나 재산 따위로 갈라 세우지 않는 곳이니 도시보다는 넉넉하다 하겠습니다. 아직 부엌의 부지깽이도 나와서 일손을 거들어야 할 정도로 바쁜 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느지막한 아침을 맞는 농부는 이 계절에 만날 수 없습니다. 이것은 국가의 잘못된 정책이나 환경파괴에 따른 이상기후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게으름 탓으로 소중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없다는 몸에 밴 신념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바지런함입니다. 이렇게 봄 향내 가득한 부활 시기는 풍년을 기원하는 가장 합당한 때가 됩니다. 풍년은 그래서 이슬처럼 위로부터 아래로 고이 내려앉는 것이지, 아래에서 치받고 오르는 바벨탑 같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 들녘에 근심 걱정이 없을 순 없습니다. 이미 우리네 논밭 주인의 절반 이상은 농민이 아닙니다. 59.3%의 농부는 남의 땅을 빌어먹는 이들입니다. 국가가 제공하는 농업예산은 기껏 16%만 농민 손에 쥐어지고 나머지는 업자나 도시민에게로 흘러갑니다. 열심히 일한들 한해 농가 소득 중 농사를 지어 버는 돈은 1천만 원 안짝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지 벌써 20년째입니다. 하지만 그런들 어떻습니까. 우린 봄을 맞았고, 들녘엔 봄 향기가 지천인데. 부활은 그렇게 언제나처럼 위에서 선물처럼 풍성하게 내려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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