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0호 2011년 6월 19일
가톨릭부산
보리는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보리는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그 며칠 간을 넘기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던지 보릿고개라 했습니다. 가을에 수확한 쌀은 이미 다 떨어져버렸고 이제 곡간은 텅 비었습니다. 유일한 희망은 이맘때쯤 눈앞에 금물결을 출렁이며 바야흐로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의 보리, 그러나 그 얼마간을 버티고 넘기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세상에서 가장 넘기가 힘든 게 보릿고개라 했겠습니까? 비만이 걱정거리인 요즘 아이들에게 보릿고개란 말을 이해시키기는 꽤 어렵습니다. 한동안 쌀밥에 밀려서 보리가 식탁에서 사라지는 듯 했으나,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 드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리에는 수용성 식이 섬유가 쌀의 50배나 들어있는데, 이것이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변비는 물론 대장암 같은 장 질환에 좋습니다. 또 보리는 알칼리성이 강해서 산성화된 몸을 중성으로 바꾸어 줍니다. 게다가 겨울에 자라는 탓에 병충해 피해가 없어서 농약도 거의 치지 않습니다. 

당뇨병에 좋은 것은 다들 아실 거고요. 양치를 해도 입 냄새가 심하고 얼굴에 뭐가 나는 사람들은 열이 많아서 그런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찬 성질의 보리가 좋습니다. 특히 모세혈관이 팽창해서 볼이 빨간 분들에게 보리가 괜찮습니다. 식이요법을 하는 식단에 보리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다 있는 것입니다. 보리는 쌀과 달리 다 자라도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이삭줄기가 뻣뻣해서도 그렇고 이삭이 쌀보다 작아서도 그렇습니다만, 보리 스스로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주는 곡식이라는 자부심 때문에 그런 것도 같습니다. 참고로 50원 동전에 그려진 그림은 보리가 아니라 벼이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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