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꽃필 날 이영 아녜스 / 수필가 폭우를 그치게 할 수는 없습니다. 태풍을 멈추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린 배를 정박해 높은 파도를 피하고 몸은 더욱 낮추어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기억합니다. 살면서 맞닥트리는 거대한 일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할 때, 그건 포기하거나 쓰러진 것이 아니라 잠시 피하고 있는 중이란 걸. 폭우처럼. 태풍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