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9호 2020년 3월 22일
가톨릭부산
하느님이 보내주신 선물

하느님이 보내주신 선물
 

하늘공원
 

   찬바람이 스산하게 불고 지천이 붉게 물들던 늦가을, 그토록 소중한 아들이 제 곁을 떠났습니다. 그 순간 제 남은 생조차 함께 보냈고 온몸은 온통 슬픔으로 채워졌습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말, 참 와 닿지 않았습니다. 삶이란 아침이면 사라지는 순간이었으며, 희망은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지옥 속에 나를 가둬두고는 곁의 가족도 건강도 놓아버렸습니다.

   그 절망의 시간, 『위대한 선물』을 읽게 되어 고맙고 감사하다며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 했던 아들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지상에서 순수하게 삶을 마무리한 자 가운데 영원히 소멸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구절은 하늘 어딘가에서 아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 같아 잠을 설치게 하였습니다.

   아들을 나보다 먼저 데려간 주님이 너무나 야속했는데 그분은 나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탄생이며,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는 말은 제 폐부를 찔렀습니다. 팔다리가 없이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이도 천국에서는 아주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간다고 했습니다. 짧은 이생에서 힘들게 고생했으니 천국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면 그리 억울한 삶도 아닐 것 같았습니다.

   돌아본 내 삶은 바쁘다는 핑계로 주일을 겨우 지키며 살았었는데, 서서히 내 손을 잡고 황폐해진 마음의 지옥에서 나를 구원해주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같은 아픔을, 아니 더한 아픔도 참고 견뎌내시며 천국을 꿈꾸는 이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매주 하늘공원에 와서, 함께 토닥이며 밝은 모습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의 위로를 받으며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습니다.

   주님은 제게 늘 ‘용서와 사랑’을 그리고 마지막까지 양심을 지키며 모든 죄를 씻어낼 수 있도록 선행을 베풀고, 항상 이웃사랑을 실천하라 가르치셨습니다.

   주님과 함께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나의 무거운 십자가를 ‘기쁨과 인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눈물보다 감사를 드려야겠습니다.
   시련도 좋고, 고통도 좋습니다.
   지금 제게 남은 이 삶이 무엇보다 위대한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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