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4호 2019년 8월 4일
가톨릭부산
인생여정 필수품

인생여정 필수품
 

탁은수 베드로 / 광안성당·언론인 fogtak@naver.com
 

   친척들과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문득 인생이 하느님께 가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일, 궂은 일 함께 겪어가며 마침내는 하느님께 돌아가는 여정이 인생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휴가를 떠나면서 챙긴 몇 가지 물건들이 인생의 여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글라스” 나이 들면서 외출할 때 꼭 필요한 물건이 됐습니다. 약해지는 시력을 보호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에는 사물에 가까이 다가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세상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따지고 파헤치기보다 이해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욕망으로 화려해진 세상의 눈부심을 가려주고 남의 허물을 따지기보다 하느님이 내어주신 세상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혼의 선글라스’ 같은 것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비게이션” 길눈이 어두운 저 같은 사람에겐 내비게이션은 반가운 문명의 혜택입니다.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이내 경로를 바로 잡아 줍니다. 인생을 살면서도 바른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우린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을 알려주시고 참삶의 길을 인도하시는 하느님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다만 세상의 소음에 묻혀 하느님의 안내 음성을 알아듣지 못할 때가 너무 많은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비밀번호” 요즘 새로 지은 숙박업소는 열쇠가 아니라 디지털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로 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숙객에게 정해진 날, 정해진 방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시대가 변한 만큼 어쩌면 천국의 열쇠도 비밀번호로 바뀐 것 아닐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 봤습니다. 물론 하느님 나라 출입문의 비밀번호는 사랑, 희생, 절제, 평화와 같은 키워드의 조합일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작 휴가를 떠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뽑으라면 이런저런 물건들이 아니라 ‘일상을 내려놓는 마음’일 것 입니다. 하느님께로 가는 여정도 세상의 욕심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따라가려는 마음부터 챙기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요?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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