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06호 2016년 10월 30일
가톨릭부산
‘성과’라는 새로운 질서

‘성과’라는 새로운 질서

이영훈 알렉산델 신부 / 노동사목 담당

  우리가 사는 세상, 공정하고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런데 누군가는“사람 사는 세상이 어떻게 공정하고 평등할 수 있어?”라며, 이러한 세상은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 봅니다. 하느님께서는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세상을 창조하셨을까요? 아닙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당신의 뜻’에 따라 만드신 참 좋은 세상, 공정과 평등한 세상을 누가 파괴했을까요? 분명합니다. 바로‘우리’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를‘자기만을 위해’파괴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런 가운데 누군가는 파괴되고 있는 하느님의 질서를‘자신의 뜻’,‘자기만의 탐욕’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서 안에서,‘불공정’과‘불공평’을 통해 자신들만의 이득을 챙기고 있습니다.  

  최근 성인품에 오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사회적 관심』에서‘죄와 죄의 구조’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이 모두가 혁파되어야 할 대상으로 언급하십니다.‘죄’는 개인과 사회의 죄,‘죄의 구조’는 이러한 죄들이 모여 또 다른 죄를 양산하는‘불의한 사회구조’를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 죄를 창조하시지 않으신 것처럼, 죄의 구조 또한 창조하시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분명 불의를 일삼는,‘불공정’과‘불공평’을 통해 자기 탐욕을 채우는 사람들이 만든‘새로운 질서와 구조’인 것입니다.

  요즘‘개인의 성과’에 따라 임금을 주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한편 일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만큼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성과급’이라는 것이 혹시 또 다른‘새로운 질서’가 아닐까?”라는 질문을 해 봅니다.‘성과’란 경쟁인데, 과연 그 경쟁의 끝은 어디이고, 약자는 살아남을 수 있으며, 인간(동료)관계에서 배려와 사랑은 존재할 수는 있을까요?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희생과 봉사정신을 효율적이고 엄격한 기준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만드신 질서는‘무한 경쟁’이 아닙니다. 자신의 탐욕을 위해 약자들의 처절한 경쟁을 강요하는 것은 하느님의 질서가 아닌, 불의한 인간의 질서일 뿐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바로 이러한‘죄의 구조’를 경계해야 하고 더 나아가 극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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