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7호 2016년 8월 28일
가톨릭부산
한 개의 빵은 어디에?

한 개의 빵은 어디에?

정재분 아가다 / 동시인 mmaaa1@hanmail.net
 
  미사 중 강론시간에 네 개의 빵과 물고기 이야기를 인상 깊게 들었다. 오병이어 기적 이야기는 분명히 다섯 개의 빵인데 한 개는 어디로 갔을까?
  이 말씀을 읽을 때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주고도 빵이 남아 있다는 요술 같은 일에 신나서 앞치마를 두르고 사람들 사이를 다니며 빵을 나눠주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이스라엘 갈릴래아 호수 서북쪽 타브가에는‘빵의 기적 기념성당’이 있다. 예수께서 빵의 기적을 행하실 때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얹어 놓으셨다는 바위 위에 제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제단 앞부분 바닥의 모자이크가 이채롭다. 중앙에 빵 네 개가 들어있는 성합이 있고 양쪽에 물고기가 한 마리씩 있는 작품으로‘한 개의 빵은 어디에?’라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 빵이 네 개만 담겨있는 까닭은 매일 미사를 통해 행해지는 성체성사에서 나머지 하나의 빵이 채워진다는 의미라고 한다.
  신부님의 말씀에 건조하던 가슴이 새롭게 뛰며 성체의 신비를 묵상하게 된다. 우리가 성체를 모신다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주님께서 내 안에 살아계심을 믿기만 하지 말고 나 또한 주님 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내가 주님과 일치할 때 비로소 나를 통하여 하느님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를 위해 기꺼이 빵이 되신 예수님을 보며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어깨가 무겁다. 두려워서 피하고 싶을 때는 힘든 십자가를 받아들인‘해바라기의 순명’을 기억하면 좋겠다.
  모두가 힘들다고 거절했지만, 착한 해바라기는 나팔꽃이 몸을 감고 올라오도록 허락했다. 얼마 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고 거센 바람이 불어 다른 해바라기들은 모두 꺾여 땅에 떨어지고 말았으나 나팔꽃과 해바라기는 서로 꼭 붙잡고 엉켜 있었기에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나팔꽃은 우리 인생에서 걸림돌 같은 십자가일 것이다. 감고 올라오면 귀찮아서 벗어 버리고 싶지만 겸손하게 받아들이면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예수님과 함께 빵이 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겸손하게 순명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으로 성체의 의미는 계속 이어져 갈 것이므로 빵의 기적성당 성합의 부족한 한 개의 빵은 바로 내가 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해진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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