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평한 땀
이영훈 알렉산델 신부 / 노동사목 담당
얼마 전 탈세 혐의로 기소되어 벌금이 각각 약 40억 원으로 확정된 전직 대통령의 아들과 처남이 벌금 미납으로 노역장에 유치되었습니다. 결과는 약 2년 6개월 동안 노역을 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하루 일당은, 약 400만 원 정도가 됩니다. 이를 다시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시급으로 계산한다면 50만 원이 됩니다. 최저임금 기준 6,030원에 비하면 거의 100배에 이르는 일당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도 안 되는 현실의 원인은 어느 현직 부장 판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밝혔던 것처럼, 현행 형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부장 판사의 주장에 의하면, 형법 제69조는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일 이상 3년 이하의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금액과는 관계없이 일당 10만 원을 기준으로, 노역 기간을 최장 3년을 넘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노역이 3년이 되지 않으니, 4~8개월의 혜택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그들은 대략 2억을 제외한 약 36억 원은 면책됩니다. 한편으론 일당 400만 원, 다른 한편으로 볼 때는 약 36억의 면책! 가난한 노동자들에게는 10원도 인색해 하고, 손해배상청구 등을 통해 마른 수건 쥐어짜듯 노동자들을 괴롭히며, 고액 탈세자의 세금징수는 부담스러워하면서도, 공과금을 내지 않은 가난한 서민들의 수도와 전기는 간단한 통지를 통해 끊어버리는 세상! 수십 조의 적자를 낸 경영진이 수천 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면서도, 정작 수억에서 수십 억에 달하는 월급과 배당금을 가져가고, 옥살이 중에도 수억의 월급을 받아 챙기는 놀라운 세상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배운 교리는 분명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모두 고귀한 존재이며, 인간은 자신의 노동을 통해 완성해 나갑니다. 여기에는 그 어떠한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노동의 신성함은 그 어떠한 노동에 귀천(貴賤)이 있을 수 없음을 뜻할 뿐 아니라, 우리가 흘리는 땀의 결과는 언제나 공정하고 평등해야 함을 내포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이러한 하느님의 뜻과는 너무나 먼 것이 사실이며, 불의하고 불공정함이 완전히 해소되기란 결코 쉽지 않음을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의 시작은 누구나 그리고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불의하다고 생각한다면 정의로움으로, 불합리하다면 합리적으로, 비인간적이면 인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연대적 실천(praxis)”이 바로 그것입니다. 더 나아가‘정치적 영향’으로 이어감으로써,‘불공평한 땀의 가치가 존재’하는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