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4호 2026년 7월 5일
가톨릭부산
화면 너머로 흐르는 기도, 부풀어 오르는 사랑


박효인 율리아나

화명성당·교구 부모교육 봉사자


   올해 10월에 열릴 ‘부산교구 젊은이의 날(BYD)’을 앞두고 교구 온라인 기도 게시판(패들렛)이 운영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청년들이 매달 주보에 안내되는 지향에 맞춰 기도를 올리면, 신자들이 댓글과 공감으로 이들을 응원하는 공간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취지의 행사니 한번 들어가 보자.’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화면에 펼쳐진 글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제 마음은 이내 묵직한 감동으로 가득 차올랐습니다. 그곳에는 화려한 세상의 겉모습 뒤에 가려진 우리 젊은이들의 치열한 삶의 무게와 눈물 어린 고백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한 현실 앞에서 밤잠을 설치고 있다.”라며 좌절하는 청년, “성과와 결과만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꾸만 위축된다.”라며 비교의 늪에서 벗어날 자존감을 달라는 청소년,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무의미하게 방황하고 있다는 젊은이들의 숨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세상의 가치관 속에서도 주님의 말씀을 등불 삼아 당당히 걷고 싶다며 기도의 숫자를 채워나가는 청년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부셨습니다.


   무엇보다 제 마음을 가장 깊게 울린 것은 그 외롭고 막막한 기도들 아래 소리 없이 달린 교우들의 따뜻한 연대였습니다. 청년들의 고백 밑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아멘’과 함께, “내가 너의 힘을 북돋우고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0)라는 주님의 말씀이 위로의 댓글로 정성스레 적혀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온라인 공간이었지만, 그곳은 이미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등을 두드려주는 거대한 하나의 사랑 공동체였습니다. 청년들을 위해 기도의 손을 모으러 들어갔던 저는, 오히려 그들의 순수한 지향 속에서 예수님의 살아있는 현존을 체험하며 더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밀가루 서 말 속에 스며든 작은 누룩이 보이지 않게 반죽 전체를 부풀리듯,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오가는 이 작은 기도의 불꽃들이 우리 부산교구 전체를 따뜻한 사랑으로 부풀리고 있음을 믿습니다. 다가오는 10월, 우리 젊은이들이 영원한 젊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환하게 선포할 수 있도록, 오늘도 제 마음의 게시판에 조용히 기도의 댓글을 보탭니다. 


 “우리 청년들, 진심으로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아멘.”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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