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1호 2026년 6월 14일
가톨릭부산
사랑의 주님은 영원히 찬미 받으시고 영광 받으소서!


박은희 로사

온천성당·시조시인


   금요일 저녁이면 봉사복을 입고 십자가를 목에 걸고 거울을 마주합니다.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 고개를 들 수 없었다는 선배의 말씀을 떠올리며, 희끗해진 머리에 교구 성령쇄신 봉사자로 살아온 세월을 느낍니다.


   봉사자는 기도로 무장하고, 주님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은총을 체험하며, 깊고 단단해지는 신심에 힘을 받아 빛으로 나아가는 주님의 도구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성령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습니다. 개인 면담 중 한 조원이 친구가 너무 미워 지옥 같은 마음을 어찌해 달라고 하소연한 적이 있습니다.  손을 잡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녀를 용서합니다.”며 기도드리던 중 옆구리로 찬바람이 나간 후로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져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또한 술을 매일 마시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여 남편과 이혼 직전에 묵상회에 들어오게 되었다며 술 끊기를 애원하여 등에 손을 얹고 이성과 심령으로 기도드렸는데 집에 돌아가 술병을 보는 순간 구역질이 올라와 술을 마실 수가 없게 되었고, 이혼도 하지 않게 되었다며 기뻐하기도 하였습니다. 아픈 팔 치유도 해 주시니 하느님과 화해하고 세상이 알 수 없는 마음의 평화를 많이 체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해성사와 면담, 성체조배, 성가를 통한 찬미와 율동은 굳어진 마음을 녹여 은총 받을 마음을 준비하게 합니다. 이를 위해 봉사자의 충분하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신부님의 안수기도를 통하여 치유와 안식으로 성령 체험을 하고 여러 가지 은사를 받습니다.


   성령 체험 후 드리는 감사 기도는 눈물과 함께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신령한 기도와 이성으로 다하지 못한 기도에 가락을 붙여 자연스럽게 나오는 신령한 노래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가끔 심령기도 중에 마음속에 있는 또 다른 영에 의해 힘들어하시는 분은 온몸을 벌떡거리다가 바닥을 뒹구는데 측은한 사랑의 마음으로 심령기도를 해드리면 평온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를 발휘하여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면 영육을 바로 세워 주십니다.


   봉사하면서 철이 드나 봅니다. 어떤 은사든 주님께서 합당하게 주신 은사일 뿐, 은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은사들이 조화를 이루어 성령 안에서 하나가 될 때, 우리는 아름다운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공동체를 위한 사랑의 도구가 된다는 것을 가슴속에 담게 됩니다.


   감사의 마음을 꽃피워 성덕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희망하며 맑고 푸르른 하늘을 우러러 빛이신 주님께 제 온 영혼을 들어 올려 감사와 흠숭 바치나이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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