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 안드레아 신부
성소국장
성소(聖召)란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입니다. 그 어원인 라틴어 ‘보카치오’(vocatio)는 ‘부르다’라는 동사 ‘보카레’(vocare)와 ‘목소리’라는 명사 ‘복스’(vox)와 뿌리를 같이 합니다. 즉, 성소의 삶이란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우리를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우리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1베드 1,15)이 성소의 완성입니다.
거룩함을 향한 길은 다양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어울리는 부르심의 옷을 입혀주십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으로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의 씨앗을 직장과 가정에 심습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사랑과 희생을 쏟아부어 생명을 정성껏 길러냅니다. 수도자는 복음삼덕(청빈, 정결, 순명)을 통해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고, 사제는 미사와 성사를 집전하여 주님께서 맡기신 양 떼를 잘 보살피도록(요한 21,15 참조) 부르심을 받습니다. 이 아름다운 협력을 통해 하느님 나라는 울창한 나무로 성장하고 백 배의 열매를 맺습니다.(루카 8,8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열기가 뜨겁던 1960년대, 성 바오로 6세 교황님(1963~1978년 재위)은 복음의 가치를 전할 일꾼들이 줄어드는 것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 특히 사제성소와 수도성소의 급감을 목도하며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고자 하셨습니다. 그 원의에 따라 1964년, 부활 제4주일(착한 목자 주일)을 성소 주일로 제정하였으며, 올해로 예순 세 번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 교회 안에 착한 목자들이 끊이지 않기를 기도하며 이 거룩한 부르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깁니다.
현재 우리 교구의 신학생은 모두 36명입니다. 재학생 22명(학부 17명, 대학원 1명, 부제반 4명), 유학 및 휴학 6명, 군복무 8명이 사제성소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예비 신학생 250여 명(중1부터 고3 및 일반)이 꾸준한 성소 모임을 통해 주님께서 마련하신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기 내면에서 들려오는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성소국에서는 매달 첫째 금요일(부산 교구청)과 마지막 금요일(울산 야음성당) 13시 30분에 함께 모여 성소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참석하지 못하시더라도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한다면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라고 약속하신 주님께서 일꾼들을 많이 보내주실 것이며 우리는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