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8호 2026년 3월 15일
가톨릭부산
<세계청년대회와 가정공동체> : 가정교회의 재발견


조영만 세례자요한 신부

가정사목국장


   고등학교 입학하는 해, 자녀는 참을 수 없다는 듯 선언합니다. “나 이제 주일학교 안 가!” 본당신부님까지 나서서 어르고 달래보지만, 아이의 완고함은 막을 길이 없습니다. 제 나름 기준을 세운 나이에 이른 것이고, 더 이상 교회가 가르치는 교리 전달의 차원이 청소년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지 못함을 확인받는 장면에 불과했습니다. 


   ‘청소년의 떠남’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그들에게도 자존감과 정체성의 위협은 존재하고, 이상과 현실 속에서의 박탈감 역시 늘 함께합니다. 내적 공허를 메우기 위해 피상적인 매력들에 쉽게 이끌리면서도, 막상 그 허기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채우지 못하고 떠나감은 익숙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교적 상 등록된 중등부 가운데 25%만이, 고등부 전체 중에 14%만이 교회라는 조직 속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의 삶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교회는 세상 마지막 날까지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야 합니다.


   <가정교회>입니다! 가정은 인간이 처음 만나는 공동체이자, 신앙과 인격, 삶의 가치를 형성하는 최초의 ‘사회화 장소’입니다. 또한 자녀의 어려움에 즉각 응답할 수 있는 장소로서, 자녀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길러주는 든든한 토대가 되고, 시련 속에서도 위로와 지지를 제공하며 신앙과 희망을 전하는 살아있는 터전이 되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경험하는 위기와 혼란 속에서 교회의 믿음이 ‘실제적 힘’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신앙의 전달은 여전히 필요하고, 그들의 감수성에 맞는 방식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초대되어야 합니다.  


   <가정교회>를 통해서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며 삶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하는 가정에서 신앙이 뿌리 내릴 때, 신앙은 실제적인 힘으로 작용합니다. 부모의 삶은 자녀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신앙의 증거가 되고, ‘성화된 삶’의 실천은 신앙을 교리 지식이 아니라 ‘삶의 힘’으로 내면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가정의 성화는 교리 지식의 전달만이 아니라, ‘신앙적 삶’의 전수(傳授)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 여정에 동반자가 되어 자녀와 함께 삶의 의미를 탐색하고, 부모의 신앙으로 자녀가 하느님을 체험하며, 그들에게 신앙의 필요성을 발견하게 합니다.  부모는 자녀를 통해, 자녀는 부모를 통하여, 서로가 협력하여 신앙을 체험하고 확장되는 공동체가 바로 <가정교회>입니다.


   나의 신앙이 자녀들에게 영향을 주고, 자녀들의 신앙을 통하여 내가 성장합니다. “하느님께서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1,23)는 체험이 ‘전수’되는 가정이야말로, 하느님 앞에 살아 있는 가정교회가 될 것입니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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