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15호 2026년 2월 22일
수퍼관리자
어떻게 살 것인가


원성현 스테파노

부곡성당 · 부산가톨릭대학교 미래설계융합학부 석좌교수


   살면서, 한 번쯤은 읽어본 책의 제목 같기도 하지만 꼭 책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단 한 번도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어느 정도의 사고력과 판단력이 생기고 나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자문해 보게 마련이다. 물론 이내 정답을 얻어서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생 아예 정답을 얻지 못하거나 얻었다 하더라도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34년간 교수로 봉직했던 대학에서 정년퇴직을 4년 남기고 스스로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대학에 오기 전의 직장은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주가가 초고공으로 비행하고 있는 모 대기업의 반도체 회사였다. 기업에서 대학으로 직장을 옮기는 일반적인 이유는 대학의 정년이 기업보다 길어서인데, 막상 이렇게 정년도 되기 전에 퇴직할 거였다면 그냥 기업에 눌러앉아 월급이라도 많이 받는 삶을 사는 것이 나았을 거라는 세속적인 생각도 아주 짧게 해 보았다. 그러나! 역시 대학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보낸 34년은 나에게 하느님의 은총이자 영광의 시간이었음이 틀림없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허락하는 것에 다소 인색한 듯하다. 그보다는 주로 고수익과 명예가 동시에 주어지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이해되는 일이다. 그러나,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의 핵심은 직업 자체보다는 삶에 대한 자세가 아닐까? 예를 들어, 해야 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잘 사는 삶에 가까울 것이다. 평소 학생들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한 것이 맞고, 그렇다면 지난 34년간의 삶은 비교적 괜찮은 삶이었다고 나름 자부하면서, 이제부터는 하고 싶었으나 그간 못했던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 분발하자는 각오도 다져 본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경건하게 보내는 사순 시기가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공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십자가에 달려 고통스럽게 돌아가심을 생각해 본다. 순탄한 길을 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그런 고된 길을 걸으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수없이 많은 강론과 성경 말씀을 통해 듣고 또 들었기에 머리로는 이해한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세례를 받은 26년 전이나 지금이나 예수님처럼 살 자신이 없음을 고백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묵상에 할애해야 하는 사순 시기를 보내며 지금까지의 삶 중 잘못된 것은 속죄하고,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는 기회를 함께 가져보면 좋겠다.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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