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15호 2017년 1월 1일
가톨릭부산
본당 복음화의 해 - 아빠, 함께 기도해요!

특 집 - 본당 복음화의 해

아빠, 함께 기도해요!

이선정 이레네 / 율하성당

  당신과 결혼하고 처음으로 편지를 써 봅니다. 참으로 어색하지만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 봅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아빠는 왜 우리랑 같이 성당 안 가냐고, 아빠도 함께 기도하자고 조르던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 신을 믿는 사람은 나약한 존재라고 나는 나 외엔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했던 당신입니다.
  교리교사를 하던 제게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왜 종교를 강요하고 세뇌하느냐며 교리교사를 하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성당을 가기 위해 현관문을 나서는 아이들에게 영화보러 가자고, 아빠랑 축구하러 가자고 유혹도 참 많이 한 당신이었고, 불교 신자인 부모님께 죄송하다며 제사지내야 하는 장손이 세례를 받는 것을 반대하며 아이의 세례를 말렸지만, 내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신앙을 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당신의 뜻을 따를 수는 없었습니다.
  토요일이면 항상 불편했던 마음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봉사하고 아이들과 함께 당신의 영혼을 위해 기도했었습니다.
  성모님 앞에서 묵주기도를 하고 있는 제 등 뒤에서 기도를 하지 말고 차라리 평소에 죄를 짓지 말라고 찬물을 끼얹을 때도 많았었지요? 당신은 기억하시나요?
  일 년 전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가장으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살던 당신이 세례를 받고 싶다고 했을 때 저는 가슴이 떨렸습니다.
  당신의 전부였던 우리 가정, 당신이 사랑하는 일, 그러한 모든 것이 하느님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면서 그동안 날 위해 기도해 줘서 고맙고, 이제는 내가 당신을 위해 기도해 주고 싶다며 제 손을 잡아 주었지요.
  아직도 회사 일에 바빠 일 년의 반을 해외 출장이지만 그래도 출장가방에 묵주와 기도서를 제일 먼저 챙기는 당신을 보며 다시금 하느님 사랑을 느낍니다.
  이젠 사춘기에 접어들어 복사도 서기 싫고 성당도 가기 싫다고 반항하며 하느님보단 친구들이 좋다고 하는 아이들을 설득하고 미사에 늦겠다고 먼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리는 당신이 있어 나는 참 든든합니다.
  주일 저녁이 되면 하느님을 중심에 모시고 우리 가족은 둘러앉아 기도시간을 가집니다. 묵주기도로 시작하여 하루를 성찰하고, 감사기도로 촛불을 밝힙니다.
‘아빠, 함께 기도해요!’라고 외치던 우리 아이들의 바람대로 넷이서 같이 하느님 앞에 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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