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87호 2025년 9월 7일
가톨릭부산
울산병영순교성지 “우리 세 명, 천국으로 들어간다.”

울산병영순교성지 우리 세 명, 천국으로 들어간다.”
 

 

손영배 미카엘 신부
 울산대리구 성지사목

 

   울산 중구 병영 일대에 자리한 울산병영순교성지는 1868년 병인박해 시기, 세 복자 이양등 베드로, 김종륜 루카, 허인백 야고보가 참수형으로 신앙을 증언하며 순교한 거룩한 땅입니다. 이곳은 조선 시대 경상좌병영, 곧 병마절도사영이 있었던 장대벌이라 불리는 터로, 군사 지휘와 함께 공개 처형 등 공적 의식이 이루어지던 장소였습니다. 여기서 세 복자는 나는 천주를 믿노라.”는 고백으로 끝까지 주님을 증언하셨습니다.

 

   성지에는 조용히 서 있는 순교자비가 순례객을 맞이합니다. 그 오른편에는 순교의 기념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전면에는 세 복자의 짧은 생애가, 뒷면에는 순교 직전 남기신 마지막 고백이 새겨져 있습니다.

 

   “들어간다, 들어간다, 우리 세 명, 천국으로 들어간다.” 이 짧은 외침은 시대를 넘어 오늘 우리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순교자비 뒤편에는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동상이 서 있고, 그 주변으로는 검소하지만 정갈한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조용히 걷다 보면 내면의 기도가 시작되고, 복자들과 함께 걷는 듯한 체험이 스며듭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복자들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십자가의 길을 걸었어요. 투박하고 소박했지만, 마음은 더 뜨거워졌습니다.”라는 어느 신자의 고백처럼, 이곳은 말보다 침묵기도가 먼저 흐르는 공간입니다.

 

   세 복자의 유해는 순교 직후 교우들에 의해 수습되어 현재 대구 순교복자성당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흩어진 피는 땅에 머물지 않고, 살아 있는 믿음으로 세대를 건너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울산병영순교성지는 역사적 기록에 머무는 곳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신앙의 길입니다. 순교자들이 고통 속에서도 천국을 바라보며 걸어갔듯, 우리도 그 발자취를 따라 걷는 순례자가 되어야겠습니다.

 

   “들어간다, 우리 세 명, 천국으로 들어간다.”

    이 외침을 가슴에 새기며, 우리도 다시 믿음의 길을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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