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8호 2025년 7월 13일
가톨릭부산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계만수 안토니오 신부
태종대성당 주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 참으로 많은 세상입니다. 세상 이곳저곳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주문하면 오래 걸리지 않아 집으로 배달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단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이 모든 것들을, 그리고 내가 아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습니다. 빠르게 원하는 일들을 할 수 있는 참 편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 좋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사제와 레위인이 보여준 위선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편한 것, 빠른 것을 추구하는 문화는 오직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도록 부추겨서, 이웃의 고통에는 무감각하게 만들어 갑니다. 클릭 한 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이 세상은 이웃을 향한 무관심이 커져 가게 만듭니다. 또한 공허한 망상과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을 폭풍 성장시킵니다. 익명이란 장막 뒤에 숨어 누군가를 증오하고, 혐오하는 현상들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다른 이웃들에게 무책임하고 무감각한 사람들이 되어가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어떻게 울어야 할지, 어떻게 마음을 나누어야 할지 잊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가 이웃의 아픔과 상처에 공감하게 하는 연민도, 함께 슬퍼할 수 있는 감정들까지도 사라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유다인들의 눈에는 더러운 피가 흐르고, 율법을 지키지도 않는 죄인에 불과한 어떤 사마리아 사람이 반쯤 죽은 사람을 보고는 “가엾은 마음(ἐσπλαγχνίσθη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이 생겨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다친 이에게 다가갔습니다. 다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그를 살리기 위해 돌보는 것 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이 보여준 관대함과 자기희생은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 줍니다.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진정한 이웃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십니다. 진정한 이웃은 내가 편견 없이 다가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며, 그 사랑은 우리의 가장 깊은 곳, 곧 내면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뜨거운 연민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사마리아인의 착한 마음을 주시도록 청하면서 이번 한 주간을 보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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