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7호 2025년 7월 6일
가톨릭부산
말씀 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정상천 신부
사하성당 주임

   
사람은 저마다 좋아하는 것을 가꾸고, 키웁니다. 나무를 키우고, 반려동물을 돌보며, 시간의 무료함을 다른 생명체와 함께함으로써 달랩니다. 우리는 지금껏 혼자인 적이 없었습니다만, 과연 이것이 영성 생활에 얼마나 보탬이 되어줄까요?


   외로움은 다른 존재의 빈자리에서 오는 감정입니다. 오랜 시간 함께했을수록 외로움은 더해지고, 뜻깊은 일을 마치고서 느껴지는 상대적인 외로움은 더 깊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그리워합니다. 설령 그날이 다시 오지 않을지라도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 일흔두 명을 둘씩 짝지어 몸소 가실 곳에 앞서 보내셨습니다. 그들이 지니지 말아야 할 것과 옷차림, 행세 등으로 복음의 일꾼임을 드러내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4)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때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길게 인사하는 그들의 관습 때문에 복음을 전하는 데에 머뭇거리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이집 저집 옮겨 다니지 말고 같은 집에 머물라하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받은 일꾼이 더 나은 대접을 받으려고 하지 말고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루카 10,8)고 하십니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는 참된 일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의 편의와 안락 중심보다는 복음에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분명 같은 하느님 말씀이지만 누가 어떻게 전하는지에 따라서 무게 중심이 달라집니다. 복음에서 나온 전달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그분께 중심을 두는 삶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면서 그분보다 자신이 더 두드러지지 않게 늘 살펴야겠습니다. 거룩한 말씀을 전할 때 이목을 집중시켜 사람들이 놀라워하면, 이내 전달자는 교만이라는 위험한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그분 말씀을 전하는 일꾼이지, 복음 자체일 수 없습니다. 길에서 인사하기 바쁘고, 이집 저집 옮겨 다니면서 쾌적한 집과 맛 좋은 음식을 찾는다면, 과연 우리가 그분을 잘 전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그분을 믿음으로써 알게 모르게 다른 이에게 그분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전함으로써 그 빈자리에서 오는 영적 외로움을 다시 말씀으로 채워 복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조건을 만들어 나갑시다. 우리가 말씀을 전할 때 그분께서 주도하시며, 성령께서 같이 활동하심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강론

제2031호
2010년 1월 10일
가톨릭부산
제2030호
2010년 1월 3일
가톨릭부산
제2028호
2009년 12월 27일
가톨릭부산
제2027호
2009년 12월 25일
가톨릭부산
제2026호
2009년 12월 17일
가톨릭부산
제2025호
2009년 12월 10일
가톨릭부산
제2024호
2009년 12월 3일
가톨릭부산
제2023호
2009년 11월 26일
가톨릭부산
제2022호
2009년 11월 19일
가톨릭부산
제2021호
2009년 11월 12일
가톨릭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