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75호 2025년 6월 22일
가톨릭부산
새 계약

신문갑 비오 신부
동대신성당 주임


 
   오늘은 주님의 몸과 피로 맺어진 새로운 계약을 기뻐하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우리를 향한 한결같은 사랑으로 당신의 몸을 내어주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교우님들께 가득히 내리시길 기도합니다.

   계약이란 말속에 담긴 주님과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봅니다. 가끔 우리는 계약이란 말을 거래라는 말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귀한 신앙생활을 주님과의 거래관계 정도로 퇴색시키기도 합니다. 거래의 뿌리는 언제나 나의 이익에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는 나의 이익과 부합할 때는 잘 유지되지만 나에게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면 언제든지 파기해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와 맺은 계약은 전혀 다른 차원의 관계입니다. 왜냐하면 그 계약의 뿌리가 우리를 향한 사랑의 증거인 주님의 몸과 피에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변함없이 영원한 이상 절대 파기될 수 없는 관계가 주님께서 맺으신 새 계약입니다.

   우리는 성체 성사를 이루는 미사를 통해 영원하신 주님의 사랑이 담긴 새 계약을 확인하고 체험합니다. 이 체험이 반복될수록 우리 안에 맺어진 새 계약은 더욱 자라나고 튼튼해집니다. 그리고 새 계약은 우리를 자존감을 지닌 그리스도인으로 성장시키고 완성해갑니다.

   세상에서의 자존감은 대부분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얻어집니다. 늘 내가 너보다는 낫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에 남에게 인정받고 보여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삶에서 이웃은 사랑할 수 없는 경쟁상대이거나 장애물로 다가옵니다.

   새 계약이 가르쳐주는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은 주님의 사랑을 체험함으로 얻어집니다. 내가 주님의 사랑을 영원히 받고 있다는 그 자체로 나는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보여주는 삶보다는 주님과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선택합니다. 이웃 또한 내가 사랑을 나누어야 하는 소중한 존재로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과 새 계약을 맺은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답게 주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는 자존감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한 주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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