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6호 1970년 1월 1일
가톨릭부산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신기현 시몬 신부
광안성당 주임
 
   낚시를 해 본 분들 특히 낚시 전문가들은 잘 아실 겁니다. 물고기가 잘 잡히는 물때를 맞춰 낚시해야 함을 말입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 상황을 잘 이용해서 고기를 잡는 전문가 베드로가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또한 베드로는 계절에 따라, 낮과 밤에 따라 고기 떼가 어디에 어떻게 몰려 있는지 오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경험을 통해 밤새도록 온 호수를 누비고 다니며 그물을 던졌지만 고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지치고 낙담한 베드로였습니다. 이때 고기잡이에 대해서는 아마도 잘 모르는 목수의 아들 예수님께서 다시 그물을 치라고 명령하십니다. 그리고 곧바로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릅니다. 그대로 했더니 정말 엄청난 고기가 잡혔고, 이를 두 눈으로 본 베드로는 두려움에 떨며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고백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1,8)라고 말합니다. 하느님의 전능 앞에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을 베드로는 순간적으로 체험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기적이 드러날 수 있었던 동기는 예수님께 대한 베드로의 신뢰 때문입니다. 만일 베드로가 자기 경험과 지식과 기술만을 믿고, 예수님 말씀을 무시하고, 배에서 내려 버렸다면 그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때때로 베드로와 같은 체험을 하곤 합니다. 나름대로 성실히 최선을 다했는데도 실패를 하거나, 모든 일이 허사가 되는 경험도 할 때가 있습니다. 또 온 힘을 다해서 노력했는데도 그 결과로 안 좋은 상황과 좌절만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복음은 우리가 주님과 함께하면서 충실히 따를 때 풍성한 수확을 얻을 수 있음을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지친 베드로에게 힘과 용기를 주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렇게 해 주실 겁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나의 지식과 경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루카 1,5)라는 베드로의 말처럼 우리 역시 그런 고백을 통하여 주님께 대한 절대적인 신뢰의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세를 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뜻을 온전히 받드는 겸손의 모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서부터 참된 신앙인의 삶은 시작될 것입니다. 
 
   내 지식과 경험을 믿고, 내 판단만을 고집하는 것은 자만이고, 나의 지식에 따른 삶이지, 진정 주님의 이끄심에 따르는 신앙의 삶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이 깨달음을 하느님 나라에 가기 전에 제대로 찾아 나아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누리는 기쁨을 만끽하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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