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9호 2025년 1월 1일
가톨릭부산
한 해를 시작하며...
한 해를 시작하며...
 
최재현 신부 / 선교사목국장

 
   2025년 첫날인 오늘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이자 ‘세계 평화의 날’입니다. 
   성모 마리아께 ‘하느님의 어머니’를 뜻하는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부여한 것은 에페소 공의회(431년)입니다. 공의회는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부정하는 것에 반대하여, 예수님은 참 하느님이시고, 예수님을 낳은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라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1968년부터 오늘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어머니, 찬미받으소서. 당신은 하늘과 땅을 영원히 다스리시는 임금님을 낳으셨나이다.’라는 오늘 미사 입당송은,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성모님을 기념하는 동시에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이 이 땅을 다스리신다는 두 가지 의미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늘날 사랑과 평화는 더욱 절실히 요구됩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과 대립, 불신과 미움으로 갈라진 사회, 이기주의와 부정부패, 이상 기후 현상 등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를 불안하고 두렵게 만듭니다. 
   사람은 자신을 향한 사랑이 강해서 남을 사랑하려고 하면 큰 에너지가 필요하고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하여 나만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도 각국의 발전을 위해 애쓰지만 자국의 이익만을 고집할 수 없습니다. 개인이나 국가나 자기애(自己愛)에 갇혀버리면 하느님이 말씀하신 사랑과 평화에 이르기 어렵습니다. “형제애가 없으면 정의와 평화를 이룰 수 없고, 여러 나라에서 겪고 있는 빈곤도 형제애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2014년 1월 1일 담화 참조) 라고 하셨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도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사랑과 평화는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할 때 가능합니다. 제1독서에 아론과 아들들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축복하는 기도문에 ‘주님께서 그대에게’라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됩니다. 보통은 나에게 먼저 축복과 평화가 있기를 기도하고 바라는데, 이 기도문에는 ‘나를 위해’ 라는 말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사제가 백성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이 기도문을 통해 축복과 은혜와 평화는 서로를 위해 먼저 빌어주는 것이라는 원칙을 배울 수 있습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루카 6,38)라는 주님 말씀도 같은 의미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평화의 왕이신 하느님이 우리를 다스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그리고 성모님을 본받고 먼저 축복하고 섬기는 생활로 사랑과 평화가 온 누리에 가득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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