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때마다 사제의 축성 기도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참으로, 실제로, 실체적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해 친히 머물러 계신다는 믿음이 가톨릭교회의 믿을 교리입니다. 오늘 교회가 이 대축일을 특별히 제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그리스도의 현존 체험입니다. 성체 안에 계시는 주님을 직접 보고 느끼며 기도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큰 사랑과 흠숭의 표현입니다. 더불어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이 표현을 통해 우리는 성화로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성체신심 행위는 완전한 기도입니다. 미사는 공동체가 함께 하는 기도이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공동체적인 만남을 원하시지만, 개인적인 만남도 원하십니다. 더 가깝고 친근한, 더 사랑할 수 있는 관계, 개인의 기도, 주님께 대한 개인적인 일치는 우리의 기도를 완전하게 이끌어줍니다.
셋째, 성체와 성혈은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만찬을 거행하시며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당신의 행위와 말씀을 계속하라고 하셨음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당신과 함께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심입니다. 예수님을 모시면 우리는 예수님과 하나가 됩니다.
이는 단순한 믿음의 변화가 아니라 참되고 실제적이고 실체적인 변화, 즉 먹고 소화된 음식이 갖가지 양분이 되어 살과 피로 되듯, 모신 성체로 주님과 하나가 되어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가 되어 세상으로 파견되는 것입니다.
이로써 예수님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며,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일할 힘과 지혜와 용기, 영적인 에너지를 충만히 받아 그 소명을 다하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자신을 비우는 일이 먼저입니다. 움켜쥔 손으로는 그 어떤 것도 잡을 수 없듯이 ‘나’라는 존재가 가득 차면 주님과 동행하는 삶은 불가능합니다. 그분은 자기 살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주겠다고 약속하신 그 시점부터 당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부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셨습니다.
나아가 성체성사의 기원이 주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하셨던 최후의 만찬인데 이 만찬은 다름 아닌 공동체 형제들의 식사입니다.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이 성체 성사의 나눔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잘 보여줍니다.
오늘 실제적인 이 신앙의 신비를 더욱 뜻깊게 묵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영적인 통찰력과 믿음을 통해 이 신앙의 은사가 깊어지는 데 마음을 열어 여러분의 신앙이 자라나게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