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0호 2022년 8월 28일
가톨릭부산
밥상머리 교육
밥상머리 교육


 
김영훈 신부 / 울산대리구 선교사목국장


 
  흔히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밥상머리에서 부모로부터 인성과 예절 교육을 받습니다.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은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부모가 직접 자녀의 바른 생각과 습관을 가르치는 가정교육의 하나입니다. 마찬가지로 복음서를 읽다 보면 주님께서 식탁에서 가르치시는 장면이 종종 등장합니다. 공생활 3년 동안 제자들은 물론 세상 사람들과 얼마나 많은 식사를 하셨겠습니까? 그때마다 주님은 육신의 허기만 달래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입을 통하여 영적인 양식을 주시곤 했습니다. 특히 최후의 만찬 중에는 가르침의 완결판인 사랑의 계명을 말씀하셨고, 몸소 발 씻는 예식을 통하여 그 가르침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어쩌면 주님께서도 ‘밥상머리 교육’을 하신 것이겠지요.
 
   오늘 복음의 배경 역시 식사 자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부터 식사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어떠한 의도로 주님을 초대하였는지는 문맥상으로 알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주님을 환대와 존경 속에서 스승으로 모시기 위함인지 아니면 당시 유명인이던 주님을 내빈으로 초대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과시하기 위함인지 그 속내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집 주인을 포함한 모든 손님들에게 주님께서는 천상 식탁의 예절을 가르치십니다. 먼저 윗자리를 고르는 손님들을 향해서는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루카 14,10)고 말씀하심으로써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가장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치십니다. 이어서 집주인을 향해서는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루카 14,13)고 말씀하심으로써 자선하는 사람이야말로 하느님으로부터 보상을 받게 되는 진복자라고 가르치십니다. 
 
   당시 유다인들에게 식사 초대는 자신의 친구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수단이었습니다. 결국 초대받은 친구들의 수준이 곧 잔치를 베푸는 주인의 수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바리사이는 아마도 지역 유지, 부자, 식자들을 중심으로 초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늘 나라의 잔치에는 오히려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이 더 합당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바라사이의 지도자로부터 식사 초대를 받았지만 놀랍게도 주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천상 식탁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하늘 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우리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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