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8호 2021년 4월 25일
가톨릭부산
사제직 단상
사제직 단상 

 
김강정 신부 / 교리성당 주임

 
    하느님께서 그리스도인으로 불러주신 게 성소라면, 성소 중에 가장 놀랍고 은혜로운 선물이 사제직입니다. 사제가 없으면 하느님을 세상에 모셔올 수 없고, 하느님께로부터 죄의 용서를 얻어 줄 수 없습니다. 또한 교회의 갖가지 은사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모두가 사제직을 통해 흘러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제 성소는 사람이 선택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주님은 기묘하고 불가해한 방법으로 특별한 영혼에게 사제 성소를 허락하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주님께서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사제가 되는 건 꿈도 못 꿀 이야기였습니다. 주님은 참으로 놀라운 방법으로 미천한 영혼을 당신께로 이끄셨고, 그렇게 해서 스물네 해를 여태껏 사제로 살 수 있었습니다. 사제로 살면서는 보람된 순간도 많았지만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모두가 은총이었습니다. 어느 순간도 하느님의 손길이 닿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사제로 살고 있는 건 여러분의 기도 덕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바쳐온 기도로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사제직은 사제 혼자 걷는 길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기도의 후원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야 사제가 될 수 있고, 사제로 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기도해주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이 귀중한 선물을 교회는 잃어버리고 말 겁니다. 지금은 사제 성소가 줄고 사제들의 환속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많은 사제들이 세속의 시류에 휘말려 사제직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니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주셔야 합니다. 여러분의 기도가 사제를 제단에 세웠듯이, 그 기도가 사제를 참 사제로 살게 해 줄 겁니다. 사제들이 주님의 거룩한 제단에 합당한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빌어주십시오. 사제들은 신자들의 기도를 통해 거룩해지고 성화되어야 합니다. 사제직을 지켜내지 못하면 교회의 미래도 없습니다. 이 소중한 선물을 잃게 놔둬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사제에게 신자들을 맡기셨듯이 신자들에게는 사제를 맡겨놓으셨습니다. 그러기에 신자가 망가지는 책임을 사제가 져야 하듯, 사제가 망가진 책임을 신자에게 물으실 겁니다. 사제가 인간적인 약점으로 빛을 잃어 갈 때 여러분이 바치는 기도는 사제의 빛을 되살리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해 줄 겁니다. 사제를 위해 바치는 기도는 곧 신자들을 위한 기도가 됩니다. 기도는 사제가 먹지만 결국 그 영양은 신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사제와 신자 안에 엮어 놓으신 끊을 수 없는 운명인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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