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85호 2018년 4월 22일
가톨릭부산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
 

차공명 신부 / 꽃바위성당 주임
 

  영어사전에서‘Calling’을 찾아보면‘직업’을 의미하는 용례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서구문명에 그리스도교 정신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줬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사례인데 왜‘부르기’를 뜻하는 단어가 직업이라는 의미까지 가지게 되었을까?
  1차적으로 하느님이 불러서 어떤 임무를 주시는 것을 의미하는 것 즉 소명(召命) 혹은 성소(聖召)를 뜻하는데 앞에 부르는 주체인 하느님을 생략한 것이다. 그리고 2차적으로는 더 나아가 하느님이 주신 직업 즉 천직(天職)을 의미하게 되고 3차적으로는 특정한 직업을 초월해서 모든 생업들에까지 그 의미가 확장되어 직업이라는 뜻을 지니게 된 것이다.
  이번 주는 성소 주일이다. 그 유래는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님이 교회의 성직자, 수도자들 양성을 위해 매년 부활 4주에 특별히 더 집중해서 기도하고 노력하기를 바라는 맘으로 제정하셨다.
  물론 하느님의 부르심은 꼭 성직자, 수도자의 길로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앞서 Calling의 의미처럼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모든 것을 신앙적인 눈으로 바라보며 하느님의 섭리(攝理, Providence)를 체험한다면 그것이 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길이다.
  그러나 서구교회에서 성소 주일을 특별히 제정하여야 했던 그 당시의 위기상황이 이제 한국천주교회에서도 다른 교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출산율 감소로 젊은 층의 절대수가 감소하는데다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갈수록 종교자체에 대한 무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자신의 삶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하는 성소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적을 수밖에 없는 거대한 세속의 흐름에 한국천주교회는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 중략 -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라는 말씀이 있다. 많은 신앙인들이 성직자의 길은 자신과 상관없는 길이고 그것은 특별한 사람만이 걷는 길이라고 스스로 자위한다. 그러나 교회를 유지하고 지키는 일은 모든 신앙인에게 주어진 사명이고 그것에 응답함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을 이 말씀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
  힘들고, 가려고 하지 않는 길이지만 공동체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 자신을 내놓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하느님께 받은 명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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