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1호 2026년 10월 18일
가톨릭부산
선교는 내가 체험한 그리스도를 전하러 다른 이에게 파견되는 삶


노지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신부

부산성모병원 원목


   많은 신앙인이 ‘전교, 선교’라는 말 앞에서 무게감과 부담감을 느끼고, 또 열심한 신자들이 하는 것으로 오해하며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이 말씀은 전교가 단순히 그리스도교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임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종교를 전하는 것도, 타 종교 신자들을 개종시키는 개종 주의도 아닙니다. 그리고 세례는 복음을 받아들이고, 그 복음이신 ‘그리스도’를 받아들였다는 표지입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은 사람은 삶에서 좀 더 깊숙이 ‘그리스도의 제자’처럼 살아간다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은 이렇게 말합니다. “생명은 내어줌으로써 더 자라고, 고립되고 안주하면 약해집니다. (…)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내어주는 그만큼 생명을 얻고 또 자랍니다. 선교도 분명 그러합니다.”(『아파레시다문헌』 360, 『복음의 기쁨』 10항에서 재인용)


   우리 신앙인이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신앙의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신앙고백’입니다. 그런데 신앙고백은 단순히 내가 믿는 바를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분의 사랑이 존재함을 믿으며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복음화’가 시작됩니다. ‘복음화’는 내가 스스로 복음 속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행복을 느끼고 기쁨을 발견하며, 그분으로 인해 변화된 내 삶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기쁜 소식은 이러한 ‘희망’에 대한 증언입니다.


   오늘 제2독서 바오로 사도의 로마서 말씀은 선교가 진행되는 방향과 과정을 묘사합니다. 자신에게서 나와 다른 이에게 향하게 되는, 보내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먼저 자신의 믿음에 대한 이러한 과정을 지나지 못할 때 우리는 선교 사명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교는 나를 통해 하느님이 드러나는 것으로, 내가 받은 것을 나누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선교는 ‘나의 체험담, 경험담’입니다. 내가 내 일상의 자리에 파견된 ‘선교사’라는 의식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것이 선교입니다. 내가 하느님의 사랑, 그리스도의 사랑이 되는 것이 선교입니다.


   그러기 위해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말씀을 듣던 마리아의 마음,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한 자캐오의 마음, 자신이 가진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를 내어놓은 아이의 마음을 그분께 청합시다. 선교는 결국 그러한 마음들이 다른 이에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그분의 사랑을 말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그분의 사랑을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은총을 청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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