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30호 2026년 6월 7일
가톨릭부산
“매일 예수님을 받아 먹으며, 나는 달라지고 있습니까?”


오창석 대건안드레아 신부

꽃바위성당 주임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나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어 주시는 예수님을 받아 먹습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가 과연 나의 삶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깊이 성찰해 보는 시간이 되어 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요한 6,51)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 유다인들은 “어떻게 자기 살을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요한 6,52) 라고 하며 혼란스러워하고 말다툼까지 이어집니다. 사실 인간적인 시선으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반응도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빵과 포도주가 어떻게 예수님의 살과 피가 되는지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비유나 상징에 불과한 것일까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은, 결코 추상적인 비유가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은 말로만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전부를 내어 주셨음을 압니다. 그래서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온몸이 부서지고, 피를 흘려야 하는 끔찍하고 현실적인 죽음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 손에 직접 쥐어 주시고자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이토록 철저하고 실제적인 방식으로 당신을 내어주신 이유는, 우리와 생명으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 입니다. 성체를 모시는 순간 예수님의 굳센 생명력이 내 안으로 들어와, 나의 나약한 삶을 예수님을 닮은 삶으로 변화시켜 주십니다. 보통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소화되어 나의 몸이 되지만, 성체성사는 정반대의 기적을 일으킵니다. 우리가 성체를 내 방식대로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예수님의 생명 안으로 완전히 변화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랑과 세상을 향한 연민이 나의 것이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거룩한 변화는 그저 입을 벌려 성체를 모신다고 마술처럼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진실한 대답과 굳건한 믿음의 순명이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주님의 몸을 모신 나 역시, 이웃을 위한 따뜻한 밥이 되겠다는 간절한 결단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성체를 모시고 성당 문을 나서는 우리의 삶은 이전과는 달라져야 합니다. 내 안의 예수님처럼 평화를 만들고, 타인의 깊은 상처를 따뜻하게 덮어주며, 가난한 이웃과 기꺼이 나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성체성사를 살아가는 우리의 참된 의무입니다. 


   내 안에 오신 주님의 사랑에 기대어, 우리 각자의 팍팍한 삶의 자리를 하느님과 형제들을 위한 아름다운 선물로 변화시키는 복된 한 주간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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