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9호 2026년 1월 18일
가톨릭부산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김영훈 미카엘 신부
전포성당 주임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세례 사건 이후 공생활이 시작되면서 앞으로 펼쳐지게 될 예수님의 신원과 사명에 대한 예고편이자 압축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예수님은 세상 구원을 위한 ‘속죄양’(요한 1,29)이십니다. 예수님을 처음 보는 순간 세례자 요한은 그분의 십자가 희생 제사를 내다보았습니다. 둘째, 예수님은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시기 전에 이미 성부 하느님과 함께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분은 시간과 공간, 즉 역사를 뛰어넘어 선재(요한 1,30)하시는 성자 하느님이셨습니다. 셋째, 예수님은 당신의 신적 현현을 드러내기 위해서 물로 세례를 받으셨지만,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이제는 교회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세례(요한 1,33)를 베푸시는 구원자가 되셨습니다. 모든 신자들은 성령 안에서 하나의 세례를 받고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게 됩니다. 넷째,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과 함께 우리가 그토록 기다려 왔던 ‘하느님의 아드님’(요한 1,34)이십니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교회의 신앙고백이 됩니다. 우리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참하느님이자 참사람으로 고백합니다. 또한 예수님을 통해서 이제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영(靈)이 삼위일체 하느님이심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증언한 것을 우리도 “보라.”(요한 1,29)고 명하십니다. 그리고 그 증언은 자기가 먼저 보았기 때문에 확실한 것이라고 강조하십니다.(요한 1,34) 여기서 ‘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요한 복음의 상징이 독수리이듯 우리도 천리안을 가지고 영적으로 예수님의 존재를 알아보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더 나아가 ‘본다’는 것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구원 신비를 묵상하고, 그분의 현존을 영적으로 바라보는 것(=관상)을 말합니다.


   지난주 주님 세례 축일을 기점으로 연중 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연중 시기는 예수님의 공생활을 중심으로 구원 신비를 묵상하는 시기입니다.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듯이 연중 시기는 신앙인들의 일상도(日常道)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적인 전례, 기도, 봉사, 희생은 모두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써 시작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제대로 본다면, 우리는 온전히 그분 안에 머물게 되고, 그분과 함께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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