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8호 2026년 1월 11일
가톨릭부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안형준 마르첼리노 신부
김해성당 주임
 
   ‘주님 세례 축일’인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면서, 동시에 예수님께서 공적으로 당신을 드러내신 공생활의 시작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고, 하늘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장면은 특별히 인상적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직접 예수님의 신원과 사명을 선포하신 말씀으로,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심으로 하느님의 아들이 되신 것이 아니라, 원래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세례를 통해 그 사실을 확인해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인가’하는 선택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지, 주님 세례 축일을 맞아 우리의 세례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으면 합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죄와 마귀, 모든 미신과 허례허식을 끊어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며, 우리는 하느님을 알지 못했던 과거의 ‘아무개’인 나는 죽고, 새롭게 태어나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과연 지금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 약속을 잘 지키며 살고 있습니까? 그저 장식품을 지니듯이 세례명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례명은 내가 천주교 신자임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로서 파견된 소명대로 살라는 책임과 의무를 기억하게 해 주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게 된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세례를 받은 신앙인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저 말만 하거나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가르침을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살아내는 것입니다. 곧 예수님처럼 살고자 세례를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세례로 새롭게 태어난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제 더 이상 우리 자신의 힘과 능력만 믿고 사는 것이 아니라, 성령과 함께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세례 때의 은총에 감사하며 예수님과 일치하는 삶, 그분을 본받는 삶, 그분의 사명을 실천하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는 당신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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