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5호 2025년 12월 28일
가톨릭부산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이요한 십자가의 요한 신부
천곡성당 주임

   ‘가족(家族)은 대체로 혈연, 혼인, 입양으로 관계되어 같이 일상생활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공동체) 또는 그 구성원을 말한다. 집단을 말할 때는 가정이라고도 하며, 그 구성원을 말할 때는 가솔(家率) 또는 식솔(食率)이라고도 한다.’ 가족에 대한 사전적 정의입니다.

   
가족은 사실 한 집에 함께 살면서 일상생활, 즉 식사를 함께하는 식구(食口)가 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족의 공동체성은 함께 밥을 먹으며, 일상을 공유하는 데서 생깁니다. 가족의 유대감은 결코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각 구성원의 노력과 배려와 희생, 즉 사랑이 있어야 생기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주로 따뜻한, 다정한, 포근한 등의 형용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사랑은 형용사가 아닙니다. 형용사로 느껴지는 사랑은 결과이지 과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결과인 형용사가 아니라, 과정인 동사가 되어야 합니다. 사랑은 어떤 사랑을 만들 것인가 선택하는 구체적인 행동이고, 매일 새롭게 선택해야 하는 결단입니다.

   
그렇기에 가족 간의 사랑은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말로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받은 만큼 흘러나오고, 봐온 만큼 몸에 배는 것입니다.

   성가정의 사랑은 어디서 시작할까요?
   
하느님 사랑의 정수(精髓)인 아기 예수님을 만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것보다 동사인 사랑은 없습니다. 지금도 오늘도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아기를 보며 사랑이 찾아왔다고 표현하듯이 아기 예수님을 만난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느끼고 만지고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넘치는 가정, 하느님의 사랑을 본 가정, 그 가정을 성가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가정도 성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느끼고 만지고 본 가정이 성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께서, 성 요셉께서 베풀어주신 사랑과 은총, 미사를 통해 식사를 나누고, 일상의 기도를 통해 생활을 공유하면 우리는 하느님과 사랑을 나누는 가족, 식구가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왜 이렇게까지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 주시고, 나누어 주실까요?

   우리가 사랑을 배우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가장 강력한 원의(原意)는 물듦입니다. 스며들고 퍼져 나가서 모두 하나가 되어 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식탁에서 함께 식사를 나누고, 일상의 생활을 기도 중에 나누며,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보고 깨달아 채우고 물들어 갑시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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