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6호 2025년 11월 2일
가톨릭부산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
부산가톨릭대학교 부총장

   우리는 종종 힘겹거나 어려울 때 ‘하느님께서 나를 싫어하시는 건 아닐까?’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우울함이 찾아올 때면 가끔 하느님이 나를 만드신 이유를 모르겠다며 절망하기도 하고 하느님께 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제1독서는 하느님께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하시고, 당신께서 만드신 것을 하나도 혐오하지 않으신다고 말합니다.(지혜 11,24) 하느님은 죄인이라도 그를 혐오하지 않으시고, 회개하여 돌아오기를 기다리십니다. 만물 안에는 당신 불멸의 영이 들어 있기 때문에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은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십니다.

   
물론, 하느님은 죄인을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은 그들을 꾸짖고 벌 주십니다. 하지만 이는 죄인이 악에서 벗어나 다시금 당신에게 충실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이 죄를 지을 때마다 예언자들을 보내어 훈계하신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지혜 자체이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다가오는 자캐오를 기꺼이 받아들이십니다. 그러자 자캐오는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다짐합니다. 행여 자신이 다른 사람의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고 말합니다.

   
당시 로마 관리들은 세리들이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들여야 이득이기에 백성들의 고혈을 짜는 세리들을 선호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런 세리를 죄인이나 창녀와 같은 부류로 취급했습니다. 자캐오는 그런 삶에서 돌아와 하느님의 자녀로 거듭나려 합니다. 이런 자캐오를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그가 진정 구원을 얻었다고 선언하십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죄인 자캐오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고 투덜거립니다. 자캐오 같은 세리에게까지 하느님의 자비가 주어진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고 분명히 밝히십니다.

   
우리는 모두 자캐오처럼 죄인이었다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분의 자녀가 된 이들입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도 하느님 사랑 안에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곧, 우리가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죄인이나 원수마저도 우리처럼 하느님의 자비를 입을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처럼 자비의 도구가 되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래야 예수님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에서 영광을 받고, 우리도 그분 안에서 영광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2테살 1,11-12) 우리의 영광은 결국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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