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0호 2019년 2월 17일
가톨릭부산
저에게 아직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일까요?

저에게 아직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일까요?
 

사회사목국(051-516-0815)
 

   ‘쓸모’라는 것이 참 무섭습니다. 특히나 사람을 가지고 ‘쓸모’라는 것을 따지게 될 때는 더 그렇습니다. 버려지기 십상이니까요. 저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이제 50을 바라보는 인생에서 제 주위에 남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간암 말기 판정으로 저에게 남은 시간은 1년 남짓입니다. 이제 저는 세상에서마저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어린 시절부터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어머니가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이후, 저는 가족을 위해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남동생은 장성하자마자 저를 버리고 떠났고, 재혼한 아버지 역시 저를 떠났습니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저는 그렇게 버려져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품고 식당 보조일을 하며 착실히 돈을 모았고, 작은 식당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예상보다 운영이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위기가 오자 믿었던 동료가 사기 행각을 벌인 후 잠적하고 말았습니다. 더는 쓸모가 없어진 저는 그렇게 또 버려졌습니다. 모두가 저를 쓸모없는 이로 여기는 것만 같아 세상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다 끝난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좋은 사람이 생겼고, 어린 아들이 있는 그와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은 점점 변해갔고, 저를 학대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남편이 일하지 않을 때에는 생계까지 제가 다 책임져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들을 정성껏 돌보며 가정의 안정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었고, 아들 역시 아버지의 나쁜 언행을 닮아 저를 괴롭혔으며,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자 남동생처럼 저를 외면했습니다.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저는 살아야만 했습니다. 필사적으로 다시 살고자 모든 것을 놓아둔 채 도망쳤고, 경찰에 신고한 후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홀로서기 위해 다시 의욕을 불태워 보았지만 곧 저의 의지는 꺾이고 말았습니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간 이식 때문에 남동생과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그는 매몰차게 저를 외면했습니다.

   이제는 작은 일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는데, 한 알에 만원이 넘는 약은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까매지고 푸석해지는 저의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며 생각합니다. ‘정말 나의 쓸모는 조금도 없을까?’ ‘나는 이대로 버려지는 것인가?’

   저는 아직 살고 싶습니다. 버려지고 싶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에게 아직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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